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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청문회] 이신행씨 비자금조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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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청문회] 이신행씨 비자금조성 시인

입력
1999.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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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청문회] 이신행씨 비자금조성 시인

1999/01/29(금) 17:28

이신행(李信行)전의원이 기아자동차 부사장으로 재임하던 92년초 14대 총선직전에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를 총선출마 문제로 만난 사실이 밝혀져 현철씨가 김전대통령의 취임 이전에 이미 공천문제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전의원은 29일 국회 「IMF환란조사특위」에 증인으로 출석, 『92년 초 출마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현철씨를 만났다』면서 『현철씨로부터 먼저 연락을 받았으며 현철씨는 나에게 출마의향이 있는 지를 물었다』고 말했다. 이전의원은 그러나 『그 후로는 현철씨를 다시 만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전의원은 94~97년 ㈜기산사장 재임 당시의 15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특수업무 추진비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은 사실이다』고 시인했으나 『비자금을 김선홍(金善弘)전회장에게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전의원은 『수주나 인·허가 과정에서 리베이트는 필수적이기 때문에 건설회사는 비자금 없이는 운영이 안된다』고 주장하고 『그러나 구체적 사용처는 밝힐 수 없다』며 이른바 「이신행리스트」의 공개는 거부했다.

이날 국민회의 장성원(張誠源)의원은 기아가 부도위기에 몰리기 직전인 97년초 현철씨가 당시 이기호(李起鎬)종합조정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말한 녹취록을 공개, 현철씨가 기아사태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현철씨는 당시 김선홍회장을 찾았으나 자리에 없자 이실장과 통화하면서 기아문제에 관심을 표명한 뒤 『김회장을 한번 만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돼있다.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회의 김영환(金榮煥)의원은 『이전의원이 조성한 비자금 규모는 150억원이 아닌 193억원』이라고 주장했고 국민회의 천정배(千正培)의원은 『기아에 대한 부도유예협약 적용은 97년7월초 당시 김인호(金仁浩)청와대경제수석이 주재한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결정됐다』고 폭로했다.

/고태성기자 tsk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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