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륜 파동] '여진' 긴장속 '정중동'
1999/01/29(금) 18:33
검찰은 29일 심재륜(沈在淪)대구고검장의 항명파동의 여진이 가라앉지 않은듯 여전히 술렁거리는 가운데 긴장감이 감돌았다. 검찰 수뇌부는 하루만에 「면직」방침을 결정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통해 검찰내 반발분위기가 조직화하는 것은 일단 제압했으나 잠복된 동조 움직임이 표출되지 않을까 내부 단속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박상천(朴相千)법무부장관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중대한 지침이 내려지지 않았는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과 이원성(李源性)차장은 수뇌부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 이날 정상 출근, 별다른 일정 없이 평소처럼 업무에 임했다. 이대검차장은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출근, 기자들에게 『늦어도 내일중이면 대전 법조비리에 연루된 검사들의 처리가 마무리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지검은 박순용(朴舜用) 검사장이 아침 간부회의에서 평검사들의 동요방지에 적극 나설 것을 지시한데 이어 부장검사들도 티타임을 갖고 『조직의 안정이 중요하다』며 평검사들을 다독거렸다. 검찰은 또 심고검장의 부도덕한 점을 부각, 검사들의 동요를 막기위해 전국 각 고·지검에 「심재륜 대구고검장 비리의혹내용」이라는 문서를 내려 보내는 등 확전을 막기에 안간힘을 썼다. 이 때문에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쏟아져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심고검장이 정당한 사유없이 내쫓기는 것처럼 비쳐져 일선 검사들에게 진상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심고검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명령을 내린 법무부는 이날 다음달 3일로 예정된 2차 검사징계위원회에 대비, 자료를 수집·검토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관련부서인 검찰국 검찰1과는 이훈규(李勳圭)과장이 징계위원회 예비심사위원인 신승남(愼承男)검찰국장에게 상황보고를 하는 등 심문 기일전까지 위원회 심의에 필요한 증거조사를 위해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직무집행이 정지된 심고검장에 대해 징계위가 열리는 내달 3일까지 어떤 형태의 신분으로 예우할 지 격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다 이날 오후 대구고검장으로서 직무만 정지되고 고검장 신분은 그대로 유지되며, 출퇴근도 가능하고 사무실, 차량, 관사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징계위원들 사이에서는 『징계위 1차 회의에서 징계에 대한 반대의견까지 나온 마당에 아직 징계처분이 내려지지 않은 심고검장에 대해 사무실 등을 박탈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와 검찰은 동요하는 검찰 조직의 조속한 안정과 쇄신을 위해 3일 징계위에서 심고검장에 대한 징계처분을 내리는 대로 대대적인 정기인사를 단행할 방침인것으로 알려졌다.
/이진동 jaydlee@hankookilbo.co.kr 박정철기자 parkjc@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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