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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극단 산울림 30돌기념 `엄마는 오십에..'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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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극단 산울림 30돌기념 `엄마는 오십에..' 공연

입력
1999.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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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극단 산울림 30돌기념 `엄마는 오십에..' 공연

1999/01/28(목) 17:23

21일 개막한 박정자 주연의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가 또 다시 관객을 울리고 있다. 극단 산울림은 창단 30주년을 맞아 명무대시리즈 첫 순서로 이 작품을 골랐다. 91년 서울연극제 작품·주연·연출·번역상을 휩쓸고, 8개월간 장기공연을 했던 화제작이다. 세상을 떠난 엄마의 일생을 딸이 회고하는 내용은 많은 여성관객을 울렸었다. 8년이 지났고 연극환경도 많이 달라진 요즘, 여성연극이라는 게 철지난 것 아닐까 하는 의구심은 작품을 보면 여지없이 무너진다. 애증이 엇갈리는 모녀의 초상은 영원하기만 하다.

나이 쉰이 되어 처음으로 혼자 바닷가 휴가를 갔던 엄마는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집에 와야 볼 일을 편히 볼 수 있다니깐』하며 화장실 문을 열어둔채 딸과 수다를 떤다. 영락없는 우리네 아줌마기질이다. 딸을 화장실 문 앞에 불러앉히곤 『여자가 아이를 안 낳으면 뭔가 빠진거야』라며 결혼을 채근하고, 늘 뭔가 먹이지 못해 안달하는 엄마다. 딸은 엄마의 사랑을 간섭으로만 여기다가 독립하고서야 엄마를 그리워한다.

관객들은 여자끼리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장면에 킥킥거리고 웃다가, 멀리 미국으로 떠난 딸의 생일날 혼자 상을 차리고 촛불을 붙이는 장면에서 여지없이 훌쩍거린다. 눈물자국을 지우며 극장문을 나선다.

박정자씨는 다양한 톤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다양한 엄마의 얼굴을 보여준다. 박씨는 초연 이후 8년 사이에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를 모두 잃어 『어머니들의 터전에 기댈 수 없어 두렵다』고 말했다. 우현주(딸) 장도영(소녀)등 새 얼굴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프랑스가 배경이지만 작가인 드니즈 샬렘은 유태인. 자녀를 키우는 관습과 기질이 우리와 비슷하고 묘사가 섬세해 공감이 크다. 번역을 한 오증자씨가 모녀관객의 반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화를 전해준다. 딸이 『엄마 나는 저(극중 딸)정도는 아니지?』하자 엄마는 『그만만 해도 낫지』했다는 것. 임영웅 연출. 3월28일까지 화목 오후7시, 수금토 오후3·7시, 일 오후3시 소극장 산울림. (02)334_5915 김희원기자 h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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