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잇단 미국 비판 "왜 그럴까"
1999/01/26(화) 17:40
로마 가톨릭의 수장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정면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첫 해외 순방에 오른 교황은 미국 방문에 앞서 첫 기착지인 멕시코에서 미국식 「정글 자본주의」의 사악함과 착취성, 세계화의 폐해를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4일간의 멕시코 방문을 마치고 26일 (현지시간)미국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를 방문,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을 만난다.
교황 바오로 2세는 25일 12만명이 참가한 멕시코시티 아즈텍 경기장에 열린 미사를 통해 『세계화와 기술진보가 희망도 없고, 의미도 없는 「영혼 없는 세계」를 초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23일에는 21세기를 맞는 미주 가톨릭 교회의 전략을 담은 「권고문」을 발표, 『이 지역에 확산되는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이윤과 시장의 법칙만을 고려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고 있다』 고 말했다.
또 『약소국에 시장의 논리만을 강요해 악영향을 미치는 세계화는 사회정의의 원칙에 의해 점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의 발언은 20년전 멕시코 방문때와 선명히 대비된다. 79년 즉위한 직후 멕시코를 찾은 교황은 당시 이 지역을 휩쓸고 있는 해방신학에 대해 『예수를 혁명가로 해석하는 것은 교회의 가르침이 아니다』고 규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따라서 그의 발언들은 21세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가톨릭 교회가 사회주의에서 무절제한 미국식 세계 자본주의로 비판의 시야를 돌렸음을 뜻한다.
그의 비판은 이밖에도 미국의 대내외 정책에도 겨냥됐다. 25일 멕시코의 정치인과 은행가들에게 『무력을 앞세운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은 잘못됐다』고 꼬집었고, 미국 등 일부 국가가 시행하는 사형제나 낙태에 대해 교회가 반대발언을 강화하라고 호소했다.
/박진용기자 jinyongpark@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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