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연] 북한문학작품의 어휘 분석 발간
1999/01/26(화) 17:20
「우리 아이는 골이 좋다」 「공부 안해서 대학 가기 바쁘다」 「눈 앞이 새까맣다」
북한에서 표준말로 쓰는 문화어다. 「골」대신 「머리」, 「바쁘다」대신 「어렵다」, 「새까맣다」대신 「캄캄하다」를 넣으면 뜻이 통한다.
남북이 분단된 지 반세기를 넘어섰다. 체제를 달리 해 살아오는 동안 없던 말이 생겨나기도, 같은 말의 뜻이 달라지기도 했다. 국립국어연구원은 2년여의 조사를 거쳐 최근「북한 문학작품의 어휘」(비매품)를 펴냈다. 북한에서 70년대부터 90년까지 발간된 장편소설 「고난의 행군」「두만강지구」「백두산 기슭」「압록강」「혁명의 려명」등 총 24책 5,100쪽을 조사해 우리 국어 사전에 없는 2,510개의 어휘를 찾아 목록을 만들고, 북한 원전의 예문을 붙여 의미를 밝혔다. 또 남북한 사전에 모두 안 나오는 말 290여개에 대한 목록과 예문을 곁들여 북한작가들이 현재 쓰는 어휘의 양상도 보여주고 있다. 국립국어연구원은 이 책 1,000권을 공공도서관등 관련기관에 배포하고 있다.
남북 언어 이질화의 예는 많다. 「그들을 사상범의 감투(누명)를 씌어」「나라의 철 사정이 긴장한데(긴요하고 절실하다) 3·4계획까지」「조심하십시오. 옷 마치겠습니다(더럽게 만들다)」…. 새로 생겨난 말도 많다. 예를 들어 「파악이 있다」는 말. 어떤 일에 대해 내용을 알거나 자신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에 대해서는 저도 파악이 있습니다」. 서사봉기자 sesi@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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