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케스] 노벨상작가 '백발의 기자정신'
1999/01/26(화) 17:27
25일 콜롬비아를 뒤흔든 지진 피해 현장에서 취재수첩과 노트북을 든 백발의 노인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 「백년동안의 고독」으로 8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콜롬비아출신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72)가 기자로 복직했기 때문.
마르케스는 50년대 콜롬비아 엘 에스 타도르지 기자, 쿠바 프렌사 라티나 통신 뉴욕특파원 등 현장에서 뼈가 굵은 기자 출신. 회고록 집필 등 한가한 말년을 보내는 작가들의 전철을 밟는 대신 마르케스는 젊음을 바쳤던 직장에 되돌아갔다.
마르케스는 최근 콜롬비아 주간지 「캄비오」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언론활동을 재개했다. 그가 캄비오를 사들인 뒤 광고수입은 5배나 증가했으며 매일 120부에 이르는 구독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마르케스는 이달 초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간 평화협상 취재에 직접 나서는 등 노령에도 「발로 뛰는」 일을 꺼리지 않고 있다.
이번주 발표한 사설에서 마르케스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섹스스캔들과 관련,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는 클린턴 대통령을 탄핵시키려는 과정에서 쾌락을 얻고 있다』고 주장, 논란을 빚기도 했다.
25일 AP통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마르케스는 『나는 언제나 내가 기자라고 생각해왔다』면서 『내 소설은 모두 기자로 활동하던 당시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90년대 중반까지 발표했던 일련의 소설들은 신화적 상상력과 현실이 배합된 「환상 리얼리즘」의 영역에 속했으나 97년 실화에 바탕을 둔 르포 형식의 「납치일기」를 발표, 저널리즘으로의 복귀를 암시했다.
/김지영기자 kimjy@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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