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일본 대표고전 '원씨물어' 완역
1999/01/26(화) 17:06
- 11세기 왕실배경 대하애정소설
일본 최고(最古)의 가집(歌集) 만요슈(万葉集·6~7세기)와 대표적 규방문학 작품인 소설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11세기초)는 일본문학의 원형(原型)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특히 겐지모노가타리는 문학적 감수성의 원천으로 현대 일본인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며 일본문화의 근저를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텍스트이다.
나남출판이 「겐지이야기」(전 3권)라는 제목으로 이 작품을 출판했다. 전용신(田溶新·78) 고려대 심리학과 명예교수가 5년간의 작업 끝에 번역해냈다. 지은이 무라카미 시키부(紫式部)는 11세기초 일본 헤이안(平安)시대를 살았던 여성작가. 지방관의 딸로 태어난 그는 당시로는 특이하게 여성으로서 한시문을 배웠고, 29세때 남편을 잃은 후 33세때부터 궁정생활을 했다.
작품배경은 1,000여년 전 일본왕실. 주인공 히카루 겐지(光源氏)왕자와 그 일족의 삶을 그린 대하 애정소설이다. 후궁의 아들인 겐지는 어려서 여읜 아름다운 어머니를 가슴에 간직한채 성장하며 수많은 여자들과 사랑을 나눈다. 이를 둘러싼 길고도 복잡한 이야기가 아름다우면서도 섬세하게 펼쳐진다.
70여년에 걸쳐 이야기가 진행되며 등장인물만 430여명에 이르는 전 54권의 대작이다. 일본인들은 무수한 여성편력의 주인공이면서도 햄릿처럼 자신의 숙명을 고뇌하고 성찰하는 겐지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이 작품은 이미 영역돼 서양사람들에게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훌륭한 문학작품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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