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 투신 뮤추얼펀드 시장불안 주도
1999/01/25(월) 16:10
최근 연 5일간 주가가 폭락한 데는 투자신탁회사의 주식형펀드와 뮤추얼펀드의 공로가 지대했다.
주가가 오를만큼 올랐다는 심리가 주가하락의 1차적인 원인이었지만 투신권(뮤추얼펀드 포함)의 집중적인 선물매도가 주가폭락의 가속도를 더한 것이다.
25일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 투신권은 2,94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투신권은 앞서 주가가 31.39포인트 폭락한 21일에도 하룻동안 2,952억원의 주가지수 선물을 순매도했다.
이는 퇴출대상기업 발표를 앞둔 지난해 6월13일 4,13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이래 최대치이다.
투신권의 선물매도로 선·현물 지수격차가 줄어들면서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매도 물량이 급증, 주가폭락을 부추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임진배 세종증권이사는 『투신권의 선물 매도공세가 지속될 경우 주가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신권의 대규모 선물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주가가 하락을 계속하는 상황에서는 선물매도거래를 통해 수익률을 만회할 수 밖에 없기 때문.
현재의 지수수준에서 선물매도 계약을 맺어두면 보유주식의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지수선물을 비싸게 팔아 만회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투신권의 최근 선물매도는 자체적인 시장판단에 근거한 것이라기 보다는 「남이 하니 일단 팔고 보자」는 패거리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투신권의 선물 순매도는 22일 모 투신사가 마감 동시호가에서 1,000계약의 선물을 매도, 주가가 순식간에 12포인트 급락한 이래 전 투신권으로 확산됐다.
B증권관계자는 『주가상승기에는 과도한 수익률경쟁에 몰두, 종목별 분산투자나 위험관리를 소홀히했던 펀드매니저들이 주가가 떨어지자 뒤늦게 너도나도 선물을 통한 위험회피(헤지)경쟁에 뛰어들어 주가하락을 부추키고 반등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도 『불과 하루전날까지만 해도 긍정적인 주가전망을 내놓던 기관들마저 너나 없이 대거 선물매도를 내놓고 있는 것은 펀드관리의 수준이 아직 아마추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털어놓았다.
이재영 국민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템플턴펀드는 선물과 같은 위험한 파생상품거래는 전혀 하지 않고도 장기분산투자와 보유시점 조절을 통해 사전에 위험관리를 철저하게 한다는 점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형기자 kimjh@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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