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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병원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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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병원서비스

입력
1999.01.25 00:00
0 0

[한국에 살면서] 병원서비스

1999/01/24(일) 17:38

임신중인 나는 분만을 준비하기 위해 남편과 한국의 산부인과를 여러군데 다녀보았다. 그러면서 내 고향인 미국과 여러가지 점에서 한국의 병원을 비교해 보게 되었다. 특히 최근에 내 동생도 미국에서 분만을 했기 때문에 더욱 여러가지를 비교할 수 있었다.

첫번째로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국에서는 분만을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이 미국에 비해 매우 싸다는 점이다. 최근 IMF사태 때문에 나빠진 환율을 고려하더라도 한국은 분명히 미국보다 분만에 드는 비용이 적다. 이 점은 분명히 한국 병원의 큰 장점이다. 그러나 서비스 면에서는 여러가지 다른 점이 있다.

우선 한국에서는 동네에 있는 비교적 작은 병원과 시내에 있는 비교적 큰 병원간에 연계가 없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작은 병원에 있는 의사가 환자와 함께 전혀 관계없는 큰 병원에 같이 가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일이 한국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병원마다 너무 독립적이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한국병원에서는 환자가족들에 대한 배려가 미국에 비해서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같다. 환자가족을 위한 대기실도 협소하고 환자가족에게도 그리 친절한 것 같지 않다. 환자들은 대개 의사선생님과 가족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한국의 병원에서는 후자에 대해서는 조금 무관심한 것 같다. 최근에 나의 경우 어떤 큰 병원에서 간단한 초음파검사를 받을 때 검사 중에는 남편과 같이 있으면 안된다고 했다. 그때 나는 거의 울뻔 했다. 미국에서라면 이런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분만할 때 미국에서는 그 순간에 아무나 가족 두명은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는데 대부분의 한국병원에서는 심지어 남편도 같이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이 점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점이다. 병원 측에서는 그럴듯한 이유로 설명하지만 내게는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아직도 권위주의 잔재가 병원에 남아 있고 환자가족에 대한 서비스가 부족한 것 같다. 한국사람들도 지금쯤은 의료서비스에 대해서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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