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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금리 선도외면, 따라가기 전략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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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금리 선도외면, 따라가기 전략 일관

입력
1999.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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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금리 선도외면, 따라가기 전략 일관

1999/01/24(일) 17:25

언제쯤 리딩뱅크를 볼 수 있을까. 금융구조조정의 마무리이후 새해들어 은행마다 앞다퉈 리딩뱅크(Leading bank), 클린뱅크(Clean bank)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리딩뱅크다운 곳은 하나도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출금리 조정과정에서 나타났듯이 오직 「눈치보기」 「흉내내기」만 있을 뿐 문자그대로 시장을 선도하는 행태는 어느 은행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리딩뱅크 후보군

리딩뱅크란 정부가 지정하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선언하는 것도 아닌, 자연스럽게 부상하고 인정받는 「시장현상」이다.

이같은 리딩뱅크의 조건에 대해 한국은행 당국자는 『이익을 많이 낸다고, 혹은 크다고 리딩뱅크는 아니다. 우량과 대형은 필수조건이지만 진짜 리딩뱅크의 자격은 시장가격, 즉 금리를 선도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리딩뱅크는 이같은 금리선도기능을 통해 통화·금융당국의 정책파트너로서 시장을 이끌고 가는 곳이란 얘기다.

기준으로 본다면 리딩뱅크 후보그룹에 속하는 은행은 일단 한빛 국민 주택 신한 하나은행등으로 압축된다.

▦치고 나가는 은행이 없다

우량은행으로 평가받는 한 시중은행장은 『앞서나갈 것(Leadership)이냐, 따라갈 것이냐(Followship)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면 현재로선 후자다』라고 말했다. 불확실한 금융여건하에서 섣불리 치고나가기 보다는 안전하게 뒤를 따라가겠다는 것이다.

은행들의 이같은 인식은 이번 대출금리 조정과정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예대금리차 축소언급이후 한빛은행이 가장 먼저 대출금리인하를 단행, 일단 「리딩뱅크」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초대형은행이고 정부출자로 당국의 시장정책의지가 직접 투영되고는 있지만, 그러나 「우량은행」의 잣대로 보면 리딩뱅크로 인정하기에 한계가 있다. 그나마 주택 국민 신한 하나은행등은 주가도 높고, 이익도 많이 내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높지만 「금리」에 관한 한 주도적 역할을 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스스로 리딩뱅크임을 자처하는 우량 대형은행들이 정작 리딩뱅크의 전제조건인 금리선도에는 「눈치보기」로 일관하고 오히려 몇몇 부실은행들이 금리를 먼저 낮추는 「이상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엄밀히 말해 지금 우리나라에는 리딩뱅크가 없다』며 『여력있는 은행들이 스스로 리딩뱅크로 부상하려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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