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미 경제대통령은 나야" 클린턴에 한방
1999/01/21(목) 17:22
미 경제정책을 이끌고 있는 주인공은 클린턴인가, 아니면 그린스펀인가?
의회의 탄핵재판이 진행중인 가운데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9일 고갈 위기의 사회보장기금 회생방안을 골자로 하는 연두교서를 발표하면서 「성추문대통령」의 이미지를 씻어버리는 듯했다.
호황을 누리는 경제를 등에 업고 15년간 2조 7,000억달러의 거액을 사회보장기금으로 전환, 이를 주식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사회보장기금은 그동안 수익률이 2∼2.5%인 재무부발행 특수채권에 투자해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30년 이후면 고갈날 지경이다.
그러나 미 금융통화정책의 최고 책임자인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20일 하원 증언에서 대통령의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모호한 어법으로 유명한 그린스펀은 이날도 『클린턴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나 이어 사회보장기금으로 전환되는 재정흑자분을 주식시장에 투자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스런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클린턴이 제시한대로 정부산하 특별위원회가 주식투자를 담당할 주체가 된다면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다.
그는 나아가 주식시장은 이미 어느 순간 버블이 터져 실물경제까지 악영향을 미칠 지 모르는 상황인데 거액을 주식시장에 푼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라리 재정흑자분을 연방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일단 뉴욕증시는 그린스펀의 손을 들어준 것 같다.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최고 140포인트의 등락을 거듭하다 전날보다 19.31포인트 하락한 9,335.91로 마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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