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com 열풍" 거품인가?
1999/01/21(목) 17:31
미국 경제는 양호한 고용상태 유지 등으로 여전히 「괄목할만한」성장 추세가 계속되고 있으나 최근의 증시 과열이 폭락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일 경고했다.
그는 이날 미하원 증언에서 지난해 미국 경제가 세계적인 침체 국면에서도 고성장에 저인플레, 저실업률 등 이례적으로 훌륭한 성적을 기록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성장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미연방준비은행이 조속한 시일안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 증시가 활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 활황의 중심에는 인터넷 관련업체의 눈부신 약진이 있다. 반면 그만큼 거품 붕괴의 우려도 던지고 있다.
지난 연말 월가의 주식거래인들은 눈이 휘둥그레지는 경험을 했다. 월가의 금융기관중 비교적 소규모이나 인터넷 주식거래에 주력한 찰스 스와브사의 시장가치가 미 최대 증권사인 메릴 린치의 가치를 뛰어 넘은 것이다.
이른바 「.com(다트 콤)열기」. 컴퓨터, 인터넷 등에 대한 무한한 시장성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각광받는 기업들은 제너럴 모토스(GM), 보잉 등 소위 이전의 블루칩(우량기업)들이 아니다.
미 기업 최고의 「스타」는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아메리카 온 라인(aol.com)이다. 92년 기업이 공개된 aol의 주가총액은 671억달러로 전통적 최대기업인 GM(524억달러)에 훨씬 앞서 있다.
그러나 aol는 매출액에서는 GM의 40분의 1, 종업원수에서는 60분의 1에 불과하다. 인터넷검색서비스를 제공하는 야후도 종업원은 673명이지만 주가총액은 339억달러로 종업원 23만명을 거느린 보잉사(358억달러)와 맞먹는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3년전 상장 당시 9달러였던 주식이 현재 300여달러를 호가한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그러나 이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터넷관련주의 과열로 미 증시의 거품이 커져 간다는 걱정이다. 우려론자들은 특히 개인투자가 중심으로 이뤄지는 인터넷관련주의 투기성 행태에 주목하고 있다.
야후의 경우 하루 거래량이 전체주식의 3분의 1을 넘는 등 인터넷주 전반에 투기열풍이 일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관계자들은 『증시가 하락세에 들 경우 인터넷주가 폭락함으로써 미 경제가 휘청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윤석민특파원 yunsuk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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