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보험] 세태를 반영한 보험상품 쏟아진다
1999/01/17(일) 18:39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이색보험상품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실업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실직후 생계비를 책임지는 보험이 나오는가 하면, 인턴채용 활성화에 따라 인턴들이 당하는 사고를 보장하는 상품도 선보였다. 따돌림 받는 학생들을 위한 일명 「왕따보험」도 나왔다. 보험상품에서 세태를 읽을 수 있는 셈이다다.
삼성생명등 생명보험사들은 고용조정을 계획중인 회사가 노사합의로 보험에 가입하면 실직자가 보험사로부터 기본생계비를 받는 「실업기금보험」을 마련, 판매를 시작한다. 구조조정 계획이 있는 기업이 노사합의에 따라 보험에 가입하면 실직자나 명예퇴직자에게 일정기간 실직급여금을 지급하는 상호부조성격의 단체보험이다.
예컨대 1년 뒤 10%의 인력감축계획을 가진 기업의 경우 직원과 회사가 각각 3만원씩의 보험료를 1년동안 내면 실직자에게 매달 50만원의 기본생계비를 1년간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험가입기간중 재직자나 실직자가 재해로 사망하거나 장해를 당했을 때도 보험금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정부가 지원하는 인턴사원만을 위한 「인턴상해보험」을 개발, 이달초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지금까지는 인턴사원은 의료 산재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어서 사고가 나도 제도적으로 보상받을 길이 없었다. 인턴기간중 사망할 경우 3,000만원, 장해를 당했을 때도 300만~3,000만원까지 보험금을 탈 수 있다. 보험료는 남자 월 4,500원, 여자 2,490원이다.
해동화재가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는 「초록동이 상해보험」은 집단따돌림으로 정신적 피해를 당한 어린이들의 치료비를 지급해 눈길을 끈다. 다른 사람의 폭력이나 따돌림으로 정신치료를 받을 때는 300만원 한도로 치료비를 보장한다. 쌍용화재는 교사들이 학교시설이나 업무 관련 지역에서 사고가 생겨 배상책임을 져야 할 때 모두 보상해주는 「교직원 배상책임보험」을 최근 내놓았다.
쌍용화재는 『학생체벌과 관련해 교직원들이 사기가 떨어지고 업무에 부담을 느끼는 점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상품』이라고 밝혔다.
/김범수기자 bskim @ 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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