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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 대재앙을 막자] 컴퓨터만의 문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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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 대재앙을 막자] 컴퓨터만의 문제 아니다

입력
1999.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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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 대재앙을 막자] 컴퓨터만의 문제 아니다

1999/01/17(일) 16:58

지난해말 구호단체인 미 적십자는 전국의 지회에 긴급메시지를 보냈다.

『Y2K문제로 인해 구호물자부족사태가 예상된다. 각종 소모품들을 최소 6개월이상 확보하라. 우선구매 소모품은 다음과 같다. 배터리, 손전등, 소독약, 작은 모터…』

『시골에 땅을 산후 생필품을 비축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인터넷 Y2K포럼」의 최후통첩은 「엄포」가 아닌 현실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인류역사상 최대의 재앙으로 불리는 Y2K가 「대분출」의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Y2K 대공포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해결기술이 「어렵지 않다」는 데서 출발한다. Y2K해결방법은 쉽게 말해 두자리로 연도를 표기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모두 네자리로 바꾸면 된다. 98년 10월 1일 적금을 든 고객정보를 「1998년 10월 1일」로 바꿔주면 되는 것. 문제는 이렇듯 쉬운 Y2K문제 해결작업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방대하다는 점이다. 엄청난 돈과 시간, 사람을 쏟아부어야만 해결할 수 있다. 나라전체가 새해벽두부터 Y2K문제로 떠들썩한 것 또한 수년간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 탓이다. Y2K문제를 조기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3가지를 먼저 해결해야한다는 지적이 높다.

국내에 Y2K문제가 본격 제기된 것은 96년초. 당시 기업·단체장들은 Y2K문제를 접할 때면 으례 전산책임자를 불렀다. 전산책임자의 대답은 언제나 「해결할 수 있다」였다. 최고경영자들사이엔 어느새 「전산실에 인력과 예산을 조금 더 지원해주면 해결될 것」이라는 안이한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Y2K문제는 전산실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생사를 가름하는 문제인 것이다. 남궁석(南宮晳) 정보통신부장관이 Y2K문제해결의 핵심은 최고경영자의 인식전환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함께 「나만 해결하면 된다」는 「안방논리」도 문제다. Y2K문제가 사회전반에 도미노적 재앙을 몰고올 것이란 전망은 모든 분야가 서로 얽히고 혀 있는 사회구조 때문이다. 국방 금융 산업체가 각각 내부의 Y2K문제를 해결해도 Y2K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금융업을 하기위해선 전기도 필요하고, 전화도 있어야 하고 물(水)도 써야한다. 때문에 전력과 통신, 수도의 Y2K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완벽하게 해결한 금융전산망도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 또다른 선결과제는 Y2K문제가 마치 컴퓨터와 PC로 연결된 전산망에만 국한되는 「컴퓨터」문제라는 인식이다.

핵발전소의 Y2K문제는 핵발전소를 통제하는 핵발전 전산관리시스템의 Y2K문제만을 해결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핵발전소의 냉각시스템, 냉각수를 끌어올리는 대형 펌프에는 무수히 많은 반도체칩들이 내장돼 있다.

문제는 이러한 칩중 연도표기기능이 있는 반도체가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

이런 칩들이 2000년 1월 1일 오동작을 할 경우 냉각시스템과 펌프는 얼마든지 멈춰버릴 수 있다. 이른 바 비전산분야(Non Information Technology)에 대한 인식부족이다. 자동차회사의 전산망과는 무관하게 자동차조립 로봇에 장착돼 있는 수천, 수만개 반도체칩의 Y2K문제가 또다른 복병인 것이다.

LG-EDS 오해진(吳海鎭)부사장은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국가건 기업이건 이를 총체적으로 챙길 책임자가 없다는 점』이라며 『이제는 조직의 최고경영자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광일기자 goldpar@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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