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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재즈맨 이정식] "애간장 녹는 우리멋 전수"

입력
1999.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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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재즈맨 이정식] "애간장 녹는 우리멋 전수"

1999/01/14(목) 18:53

90년대 재즈 열풍의 총아 이정식(37)씨에게 교수복이 터졌다.

지난해 2학기에 수원여대 대중음악과 강사로 초빙됐던 이씨는 이번 학기부터는 학과장 겸 주임교수를 맡게 됐다. 여기에 3월부터는 김포대 생활음악과 겸임 교수직이 더 보태진다.

함평농고 축산과 졸업(79년)이 그가 받은 정규 학력의 끝. 더구나 재즈음악의 본산이라는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도 그에에는 전무하다.

대신 그에게는 풍성한 실무와 이론 경험이 있다. 특히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그가 버텨 낸 신산의 시간과 국악에의 관심까지 생각하면 그야말로 「가장 한국적인 재즈맨, 재즈 선생」이라고 할 수 있다.

『김포대에서는 클래식과 병행할 예정입니다. 국악도 빠뜨릴 수 없죠』 교양 과목으로 그가 맡은 것은 악기론과 색소폰 클라리넷 플루트의 전공 실기 과목이다. 「모든 악기의 기본」 찰리 파커에다, 혼자서 탐구해 온 한국적 선율과 재즈의 연관성을 강의할 생각이다.

『한, 멋스러움, 신명의 음악적 표현은 외국서 음악을 「공부」만 해 온 유학파들에겐 바랄 수 없으니까요. 퉁소 하나만으로 애간장 녹이는 우리만의 멋 말이죠』 실제로 그는 재즈 같기도 하고 산조 같기도 한 색소폰 독주를 몇 시간이고 한다. 산조 대금과 태평소를 취미 삼아 혼자 불어 온 것이 5년째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그는 먹고 살기 위해 업소일을 해 가며 신학대 종교음악과 몇 군데를 전전했다. 모던 재즈 이론의 핵심인 선법(旋法·mode)의 비밀을 깨치기 위해서였다. 그 소중한 경험도 수업을 통해 전수된다.

「음악과 정신세계」라는 강좌 제목도 지어 두었다. 테크닉만 가르쳐 온 강단 음악계에 대한 경험적 반발이다. 필요하다면 학교밖에서 전통 문화연구자를 물색해 강의를 맡길 생각이다.

『대학에서 가르치다 보면, 클래식 전공 학생들이 살짝 와서 묻곤 하죠. 즉흥 연주의 비밀이 제일 궁금한가 봐요』 그래서 그는 앞으로 한국서 재즈가 학문으로서 인기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상과 의식을 갖고 음악 하겠다는 생각으로 내 강의를 들어주면 좋겠네요』

「재즈 교수 이정식」의 바람이다. 그는 요즘 재일동포 재즈 베이시스트 김성구씨가 작곡한 「그리운 남강」「어머니」등을 연습하고 있다. 2월 중순께 일본 오사카(大阪)서 김씨를 비롯한 일본 재즈맨들과 취입, 새앨범을 낼 예정이다.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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