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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침울한 사법연수원 수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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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침울한 사법연수원 수료식

입력
1999.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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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침울한 사법연수원 수료식

1999/01/12(화) 17:28

『국가가 법조양성과정에 상당한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바로 법조인이 공익에 봉사해야 할 책무를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2일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제28기 수료식. 윤관 대법원장은 침울한 표정으로 치사를 읽어 내려갔다. 이 날 수료식은 2년간의 연수생활을 마감하고 새내기 법조인으로 출발하는 자리지만 들뜬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단상에 앉은 박상천법무장관과 김태정검찰총장도 굳은 얼굴을 펴지 못했고 치사와 축사는 당부와 염려로 들렸다. 윤대법원장은 치사에서 『법조인은 영리를 추구하는 다른 직역과는 달리 사회정의의 실현과 인권보호라는 공익적 사명을 띠고 있다』며 『단순한 법률기술자나 법률상인으로 전락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법조계를 뒤흔들고 있는 이종기변호사 수임비리 의혹사건은 법조인이 공익적 사명을 망각할 때 얼마나 추해지는 가를 보여주고 있다.

국가가 사법연수생에게 월급까지 주며 교육하는 것은 사업가를 배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수료생은 이미 사회에 대해 빚을 진 상태며 수료식은 이제 공익에 충실한 법조인으로서 그 빚을 갚으라는 주문이다.

더욱이 이번 수료생들은 사법개혁프로그램에 따라 처음으로 500명이 선발됐던 법조개혁 신세대다. 이들은 2년동안 세계화·정보화에 부응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과정과 법조윤리교육을 수료했다. 「겸허한 자세로 공정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겠다」는 서약대로 초심을 잃지 않길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그것이 이번 법조비리사건으로 절망한 국민들을 위로하는 희망 약속이기도 하다.

박일근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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