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임비리사건] 이변호사, 돈과 인맥으로 사건 '싹쓸이'
1999/01/11(월) 17:35
92년 변호사 개업 후 대전지역 변호사 사건수임 1, 2위를 다툴만큼 민·형사 사건을 싹쓸이했던 이종기(李宗基·47·사시16회)변호사의 수임비리 비결은 결국 「돈」과 「인맥」이었다.
금품 동원을 통한 사건 수임은 주로 외근 사무장인 김현(金賢·42)씨의 몫. 대전지검 금산지청의 사무보조원 출신으로 이 지역 변호사 업계에서 「마당발」로 알려질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김씨는 평소 검찰 법원 경찰 교도소 직원과의 잦은 술자리로 인간적인 「교분」을 쌓은 뒤 이들이 사건을 소개해줄 때마다 수임비의 15~20%(사건당 40만원~400만원)를 사례비로 줬다. 사건수임장부에 따르면 한 검찰 직원은 92~96년 모두 17건을 알선해 준 대가로 건당 최고 300만원까지 1,700만원을 챙겼다. 이변호사는 또 김씨에게 매 월 500만원 가량의 「교제비」를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변호사는 『김씨에게 수임료의 20%를 수당으로 줬을 뿐 소개자에게 직접 알선료를 건넨 적은 없다』고 이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사건을 물어오는 김씨 몫으로 커미션을 주었지만 김씨가 그 돈을 쪼개 소개인들에게 따로 알선료를 줬는 지 여부는 모른다는 것이다.
이변호사는 또 현직 검사시절 인연을 맺었거나 변호사 개업 뒤 알게 된 판·검사등 인맥을 총동원해 사건을 소개받았다. 이변호사도 검찰에서 『친척이나 학교동창, 법조계 선후배등이 「아는 사람 사건인데 신경 좀 써달라」고 부탁해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시인한 바 있다. 이변호사의 고교 선배인 한 고검장은 94년 위증사건등 5건을 알선해 줬고 고교후배인 지청장은 92년 10월 사행행위 피의자를 직접 소개했다는 내용이 적힌 이씨 비장부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변호사는 사건 소개인의 직종을 숫자로 분류, 1=검찰 일반직 2=법원 일반직 3=경찰관, 교도관 4=판·검사와 변호사등 지인으로 표시까지 해 둘만큼 「인맥」을 철저히 관리해왔다. 법조계 주변에서는 비장부에 기재된 판·검사들이 사건소개 사례금은 받지 않았더라도, 관행상 명절 떡값등 명목으로 수십만~수백만원씩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무차별적인 「금품」공세와 「인맥」을 적절히 활용한 이변호사는 92년 7월~93년 5월 사건 성공률이 무려 93%에 이를만큼 대전 지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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