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 투신사 청산... 국제 금융가 일파만파 회오리
1999/01/11(월) 23:44
11일 발표된 중국 광둥투자신탁공사(GITIC)의 청산조치는 국제 금융가에 일파만파의 회오리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중앙정부와 긴밀한 연계를 맺고있는 성(省)정부의 보증으로 해외 투자자본의 대(對)중국 유입창구였던 GITIC이 사실상 대외 채무불이행을 선포하고 나온 것은 의외였기 때문이다.
당장 GITIC에 가장 많은 대출금이 물린 일본 은행들은 중국에 대한 대출을 심각하게 재검토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GITIC에 6,127만 달러를 대출해 준 다이이치칸교(第一勸業)은행 등의 불만이 가중되면 국제적 분쟁마저 야기될 전망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해 10월 GITIC의 폐쇄를 단행하면서 외국투자 자본에 대한 상환을 약속하고 채무액 신고를 받았다. 그러나 당초의 약속을 어겨 대외신용을 스스로 저버린 셈이 됐다. GITIC은 또 2만여 자국 채권자에 대해서는 이미 상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외국 자본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채무불이행을 선포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GITIC의 파산조치를 계기로 무디스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중국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재평가를 일단은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GITIC의 폐쇄 당시 이후 무디스 등은 중국의 장기 외화채무등급을 Ba1에서 Caa1으로, 장기 외화예금은 Ba2에서 Caa2로 낮춘 바 있다. 또 1,400만 달러에 이르는 중국의 공식대외부채에 대한 우려도 수시로 제기해왔다. 중국의 대외신인도 하락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치는 49년 사회주의 중국 출범 이후 최초로 단행된 금융기관의 파산선고라는 역사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샹화이청(項懷誠) 재정부장은 GITIC의 폐쇄조치 당시 『국가 전체의 금융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취해진 것으로 금융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효율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다른 신탁투자공사들도 폐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에 이어 부실화 기미를 보이고 있는 다른 금융기관의 연쇄 파산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제 금융가를 더욱 술렁거리게 하고 있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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