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나기] 소외계층지원, '실적올리기' 과열경쟁
1999/01/11(월) 21:22
『올 겨울은 따뜻하다 못해 뜨겁다?』
서울시가 「따뜻한 겨울나기」라는 이름으로, 25개 구청을 대상으로 저소득 주민 등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실적을 평가, 포상금을 지급키로 하면서 빚어지는 일부 과열경쟁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번 사업에 걸린 포상금은 최우수구 1곳 5억원, 우수구 2곳 각 3억원, 준우수구 3곳 2억원, 장려구 6곳 각 1억원 등 총 23억원. 포상금액이 파격적이기도 하지만, 포상 대상이 절반 가까운 12곳에 달해 탈락할 경우 구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 있어 각 구청들이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 덕에 자치구들이 각종 지원사업을 앞다퉈 내놓아 IMF 한파로 이중고통을 겪고 있는 소외계층에게는 훈훈한 겨울이 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지나친 「실적올리기」경쟁으로 인한 부작용도 없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1회성 행사와 민간단체와의 중복지원. 소년소녀가장이나 결식아동들을 한자리에 불러 지원금품을 전달하고 밥을 먹인다든지, 이미 후원단체에서 도움을 받고 있는 이들에 겹치기지원이 이뤄지는 일 등이 그 예다.
특히 결식아동 지원의 경우 상당수 구청에서 연계프로그램 운영없이 관내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는 쿠퐁을 발행한 것으로 ○○% 지원등 실적을 내고 있는데, 실제 이용자는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지적됐다.
각 구청 담당자들은 직원들대로 아이디어를 짜내고 사업을 실천하기도 벅찬데, 계획서나 실적평가서 작성등 까지 겹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하도 경쟁이 치열해 점수 매기기가 겁이 날 정도』라면서 『사업취지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손쉽고 눈에 띄는 사업보다는 사각지대화할 수 있는 「틈새계층」을 찾아내 지원하는데 주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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