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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 읽는 정치] DJP 사이 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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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 읽는 정치] DJP 사이 뭔가 있었다?

입력
1999.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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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 읽는 정치] DJP 사이 뭔가 있었다?

1999/01/10(일) 17:16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는 과연 새로운 「정치적 건물」을 설계하고 있는 것일까. 5일 청와대 독대 이후 DJP 양자관계의 변화를 시사하는 정치적 징후가 곳곳에 나타나면서 이런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있다.

우선 그날 이후 나타난 중요 포인트를 정리하면 △김총리의 내각제 언급 자제 지시 △김총리의 대전 신년교례회(15일) 참석계획 유보 △김대통령과 김총리의 새삼스러운 상호 예우 신경 △내각제 조기공론화 움직임의 탄력성 상실 △김총리의 잇단 파안대소 등이다.

그리고 급기야 합당론까지 등장했다. 정황만을 놓고 본다면 『두사람 사이에 뭔가 있다』는 추측이 나올 법도 하다. 물론 5일 회동에서 두사람간에 정치적 결단을 요하는 수준의 의미심장한 대화가 오갔다고 까지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우선 회동시간이 13~15분 정도에 불과했다. 내각제 문제나 김총리의 실질적 권한강화, 합당론 등과 같은 비중있는 화제가 오르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석없이 이뤄진 이날 주례보고가 통상적인 「행정대화」의 자리가 아닌 「정치대화」의 자리였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주변의 말들을 종합하면 이자리에서 김대통령은 『3~5월에는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련이 올 것 같다. 앞으로 이렇게 자주 만나 얘기를 하고 시끄러운 잡음이 나와선 안된다』고 말했다는 것이고, 김총리도 『앞으로 어려운 일들이 많을 텐데 건강에 각별히 신경쓰면서 큰 일을 챙기시고, 소소한 일들은 나에게 맡겨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두사람은 오랫만에 「70대끼리의 대좌」에서 흉금을 터놓고 DJP의 신뢰와 공조를 절대 훼손해선 안된다는 식의 덕담을 주로 주고 받은 셈이다. 「DJP 연합구도」가 지탱되지 않고서는 양자 모두 크나큰 정치적 상처를 피할수 없다는 현실 인식을 재확인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5일의 「양김 회동」은 DJP 연합구도 지속이라는 「대전제의 함의(含意)」를 강조하는 상징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두사람이 그려나갈 구체적 정국 궤적을 일치시키는 출발점이기도 했던 것같다.

김대통령이 3~5월의 국가적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고 말하고 김총리가 화답을 한 것으로 봐서 내각제 문제를 조기공론화하지 않기로 어느정도 양자간 묵시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는 견해도 상당하다.

또 이러한 정황을 연장하면 하나의 반대급부로 김총리의 실질적 권한확대가 제기됐다는 식의 관측으로 연결된다. 이런 맥락에서 향후 주례보고는 정치적 담판의 장이 아닌 DJP공동정권의 발전적 축성(築城)을 도모하는 협의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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