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9영장기각] 야당 '희'… 여당 '비'
1999/01/10(일) 18:39
「국회 529호실 사건」이 한나라당 당직자 3명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수사결과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기각결정이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는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간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당장 사건발생 직후부터 「국가기밀문서 탈취사건」 「중대한 국기기강문란 행위」라는 등 한나라당의 불법폭력성에 공세의 초점을 맞춰온 국민회의등 여권으로선 곤혹스런 눈치가 역력하다. 앞으로 한나라당의 다른 인사에 대한 영장이 신청될 경우에도 기각결정이 내려질 지도 모른다는 기우(杞憂)에서다.
국민회의는 이와관련, 『영장기각이 한나라당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속에 엄정한 사법처리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종전의 공세수위보다는 한결 누그러진 분위기이다.
아울러 한나라당의 강제진입에 무게를 두고 국회의원 11명을 출국금지 시키면서까지 엄정수사를 다짐하고 나선 검찰로서도 적잖은 부담을 안게됐다.
반면 이번 사건을 「안기부의 불법 정치사찰」로 규정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사건의 본질을 왜곡시키려는 여당의 의도에 사법부의 철퇴가 내려졌다』며 한껏 고무돼 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0일 충남 예산의 선영참배후 기자들과 만나 『구속요건이 되지도 않는 사람을 구속하려는 오만방자한 권력의 시도가 꺾였다』며 『소신과 정의를 세우는 법관이 사법부에 있다는 것이 야당뿐아니라 온 국민의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기각결정으로 「529호실 사건」과 관련한 대여강경투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명분을 나름대로 확보했다고 보고, 이번주부터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설 방침이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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