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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와 관은 서로 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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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와 관은 서로 적인가?

입력
1999.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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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와 관은 서로 적인가?

1999/01/07(목) 19:51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문화행사를 둘러싸고 곳곳에서 예술가집단과 관(官)의 갈등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9월 열릴 예정인 과천 세계마당극큰잔치는 좌초위기를 맞았고 2000년에 열릴 제3회 광주비엔날레도 불협화음이 심하다.

한국연극협회(이사장 박웅)와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의장 김명곤)는 6일 세실레스토랑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들 단체가 공인하는 집행위원회에 과천시가 행사주관을 전권 위임하지 않는 한 과천 세계마당극큰잔치에 불참하고 별도 행사를 추진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전국의 연극·마당극 극단을 포괄하는 조직이어서 과천시가 독자적으로 행사를 치르기 어려우며 연다 하더라도 소규모 지역행사에 그칠 공산이 크다.

문제가 공론화한 것은 지난 달 25일. 과천시가 민관 공동집행위원장, 사무국에 공무원 10명 파견등 관의 영향력이 확대된 운영규정안을 제안했고 이를 거부하는 임진택씨에 집행위원장 위촉을 미루면서 시작됐다.

임씨는 민간 집행위원장에게 예산·인사등 권한을 보장하지 않고선 일하기 힘들다며 지난 달 25일 사무국 철수를 표명(본보 12월25일자 21면 보도)하고 지난 달 30일 철수했다.

임씨와 연극인들은 『과천시의 처사는 예술단체·행사를 민간전문인에 넘기는 대세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행사가 비전문화하고 예산집행이 방만해질 부작용을 우려했다.

과천시는 6일 「과천세계마당극큰잔치 운영에 따른 우리시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민주도의 전문예술행사로 정착시키는데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민간인 단일 집행위원장제 집행위 산하에 5개 부서와 행정지원본부 설치 민주도권 보장등 수정된 운영규정안을 밝혔다.

그러나 이 안은 결재를 마친 확정안이 아니고 집행위원장 위촉도 미정상태인 데다가 행사주관을 시장이 위원장인 조직위원회가 맡느냐(시측 입장), 두 연극단체가 공인한 집행위원회가 맡느냐(연극인 입장)를 놓고 대립할 여지가 남아있어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재)광주비엔날레가 예산·인사권을 요구해온 최민 전시총감독을 전격 해촉하고 새 총감독과 전시기획위원 17명을 위촉하자 미술인들은 5일 「광주비엔날레 정상화와 관료적 문화행정 철폐를 위한 범미술인위원회(위원장 김용익)」를 출범시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안동탈춤페스티벌은 기획자 강준혁씨의 발의로 97년 첫 행사를 치렀으나 98년부터 지역민들의 손에 넘어가 지역행사로만 제한되는 경향이 있었다. 지난달 18~23일 열린 제2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는 시의 예산지원 중단으로 존폐위기에 처했다가 민간 독립으로 예정보다 넉달 늦게 12월에야 행사를 치렀다.

강준혁씨는 『지역명칭을 쓰는 문화행사라고 다 지역의 것은 아니다. 행정관료나 지역인이 행사를 독점 운영하려 하면 비전문성을 초래, 전국 또는 세계적 행사로 성장하는데 장애가 된다』고 지적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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