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와 옷] '지오 에 지아' 송지오
1999/01/06(수) 18:47
패션은 컬러와 선의 미감을 빌려온다는 점에서 회화 덕을 많이 본다.
디자이너브랜드 「지오 에 지아」의 송지오(38)씨는 특히 회화를 디자인에 끌어오는데 적극적이다. 외국출장때면 컬렉션만큼 미술관을 찾는다는 그는 회화를 텍스트로 삼은 작품을 종종 선보이기도 한다.
초현실주의 작가 에곤 쉴레의 그림을 프린트로 옮긴 롱드레스, 프랜시스 베이컨의 일그러진 형태와 선명한 색채를 모티브로 이용한 옷등이 그런 작품.
현대회화가 시각적 실험을 거듭하면서 일반인의 미적 취향과 멀어진 것처럼 그의 옷도 일반소비자의 선호와는 거리가 있다.
음악가의 무대의상이나 파티복으로 주로 나간다는 「지오 에 지아」는 여성적인 라인과 강한 느낌의 프린트가 특징이다. 에로틱한 느낌과 주체성이 함께 느껴지는 옷이다.
옷을 문화적 맥락에 두고 싶어하는 것은 그가 받은 교육의 영향때문이다.
85~87년 파리패션스쿨 에스모드에서 받은 수업에는 추상적인 주제를 디자인으로 옮기는 연습이 많았다. 파리에서 3년간 남성복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89년 귀국, 에스모드서울에서 학생을 가르쳤고 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지오 에 지아」는 에스모드파리 후배인 아내 이지아씨와 92년 시작했다.
젊고 감각이 뛰어난 그에게는 당연히 패션계의 기대가 크다. 지난해까지 2년간 LG의 디자이너브랜드 「옴스크」를 맡았고 지난해 5월 듀폰사의 후원으로 라이크라를 소재로 한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그때 선보인 작품은 그의 디자인 특성을 잘 보여주는 옷. 붉은 바탕에 작은 행성을 프린트한 상의로 미래적인 느낌을 주고 어깨를 드러내고 신체의 굴곡에 따라 자연스러운 드레이프를 만들어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김동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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