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Life] 가족사랑 담을 '우리집달력' 만들자
1999/01/06(수) 18:55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이원호(42·서울 성북구 석관동)씨는 아무리 바빠도 결혼기념일 자녀생일 연극관람등 가족행사를 잊지 않는다. 거실에 걸린 가족달력 덕분이다. 달력에는 커다란 케이크와 아이의 사진을 붙인 그림, 산과 매미채를 든 그림까지 붙어있어 아이들과 한 약속을 일깨워준다.
연초 온 가족이 둘러앉아 그리고 오려붙여 가족달력을 만들면 가족을 단단하게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이 달력은 보통 달력에 담긴 평범한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바꾸어 준다.
매년 연초 가족달력 만들기 행사를 갖는 좋은 아버지모임의 신산철(40·기독교윤리실천운동 총무)대표는 『달력에 표시된 계획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이행하는 부모의 모습을 통해 자녀가 약속의 소중함을 배운다』고 말한다. 그는 『좀 늦긴 했지만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달력을 만들면서 한해를 구상할 것』을 권한다. 중요한 것은 아버지가 꼭 참석해야 한다는 사실.
그는 『직장일로 가족일에 빠지기만 하는 아버지가 달력을 만들면서 직장일을 피해 가족행사를 지키는 방법을 찾게 된다』고 들려준다. 생일 제사 휴가등 중요행사를 먼저 정리한 뒤 월별로 한가지씩 목표를 세우도록 한다.
달력제작에 들어가서는 디자인 표현방법을 의논한뒤 각자 일을 나눈다. 아이들 생일이 있는 달은 아이에게 맡기고 결혼기념일이 있는 달은 부부가 함께 만드는 식으로 일을 나누어도 좋다.
두꺼운 도화지에 그린 뒤 묶어도 되고 아예 스케치북에 만들어도 된다. 달력그림은 그 달의 행사나 주제에 맞게 그리거나 사진 나뭇잎 종이접기한 것을 붙이는등 다양하게 꾸밀수 있다.
이씨 가족은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큰 아들을 위해 「책을 많이 읽고 몸을 튼튼하게 하자」는 가족목표를 달력에 담았다. 방학이 있는 1,8월을 독서의 달로 정하고 각자 읽은 책제목을 달력에 기입할 수 있도록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마지막 일요일은 독후감을 발표하는 날. 할아버지 할머니제사가 나란히 있는 11월은 조상을 생각하는 달로 정했다. 친가 외가쪽의 증조부모부터 자녀들까지 이어지는 가계도를 그리고 각자의 얼굴사진을 붙였다.
월간 「아버지와 가정」의 기자인 박수진(26)씨는 「사랑표현캘린더」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한 달동안 가족이 서로에게 할 수 있는 일을 날짜별로 구체적으로 표시하는 것.
예를 들면 매월 첫째 일요일은 가족이 함께 약수터가는 날로 정한다. 공연보러가는 날, 요리하는 날, 할아버지 할머니께 안부전화 거는 날, 아버지가 자녀들 숙제 봐주는 날, 부부가 서로 귀청소해주는 날, 아버지 구두 닦는 날등을 정하고 달력에 기록해두면 된다. /김동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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