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국회 529호실 강제진입사건」과 관련한 대여, 대안기부 공세의 선봉장이다. 특히 그는 이종찬(李鍾贊)안기부장을 정치사찰의 최종 책임자로 몰아 세우면서 『마땅히 국민 앞에 사죄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부장은 야당의 대변인에 대해 개별적인 대응을 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같은 공격이 여간 마뜩지 않다. 안대변인과의 과거 인연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안대변인은 기자와 공직생활을 거쳐 92년 봄 이부장이 「대망」을 품고 당시 민자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 이부장의 정치캠프에 합류했다. 이부장 캠프의 부대변인으로 활약하던 안대변인은 이부장이 92년 가을 민자당을 탈당, 새한국당을 창당했을 때 당연히 이부장의 뒤를 따랐다. 안대변인은 새한국당에서 정식 대변인까지 지냈고 92년 대선 직전 새한국당과 국민당이 합당했을 때에도 이부장과 거취를 함께 했다. 이후 이부장은 정통 야당을 자처하던 민주당을 거쳐 새정치국민회의 창당멤버로 결국 정권교체의 주역이 됐다. 반면 안대변인은 자민련 간판으로 96년 4·11총선에 출마, 배지를 달았으며 공동여당이 될 뻔 했으나 97년 대선 직전 신한국당을 택해 야당의 길로 접어 들었다. 이렇게 정치행로가 엇갈리긴 했으나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게 주변사람들의 얘기다. 정치권의 현실상 과거의 인연에 연연할 여유가 없겠지만 안타까운 일이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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