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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출범] 미경제 `엇갈린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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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출범] 미경제 `엇갈린 명암'

입력
1999.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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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독주 시대는 끝났는가? 미 달러화가 누려 온 단일 세계 기축통화 지위에 도전하는 유로화의 출범을 지켜 본 미국의 반응은 엇갈린다. 전통적 우방인 유럽의 번영을 일궈 상호 호혜의 건전한 경쟁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달러 독점체제가 가져다 준 혜택이 잠식될 것이라는 우려가 뒤섞여 있다. 그렇다고 유로화가 실패해서도 안된다. 흔들리는 유럽시장이 미 경제에 치명타를 날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로출범에 따른 미국의 득실은 다분히 이율배반적이다.◇득

『무슨 일이든지 대서양 맞은편 교역상대에게 번영을 가져다 주는 것은 미국에도 이롭다』 미국이 유로에 대해 공식적으로 취해 온 입장이다. 달러화의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 이윤의 확대 등이 이를 충분히 상쇄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일단 미 기업들은 독일의 마르크화 등 11개국의 통화가 유로로 통합됨으로써 환율변동 비용을 줄이고 시장통합에 따른 규제완화로 기업활동이 보다 용이해지는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로출범으로 민간투자가 증가해 유럽의 성장과 고용을 촉진하게 되면 유럽시장의 확대로 더 큰 경제적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또한 유로의 초강세는 오히려 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전망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면에 깔려있는 인식은 『아직은 유로가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11개국이 통합했지만 영국, 덴마크, 스웨덴 등이 불참했고 「연합국」의 앞날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11.8%에 달하는 고실업률과 서로간의 문화·언어적 장벽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대해 궁금해 한다. 메릴 린치의 유럽투자 전문가인 데비드 보워스는 『유럽이 움직일 속도에 대해 너무 낙관하고 있다』면서 적어도 출범 12∼18개월간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과 로렌스 서머스 재무차관이 유로 출범에 대해 미 경제의 기초만 튼튼하다면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지친 대륙」 유럽이 단일통화 하나로 단숨에 잠에서 깨어날 것으로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

실; 장기적으로 유로가 성공하면 달러화가 세계 기축통화로 유지되면서 미국이 누려온 혜택이 잠식될 것은 거의 확실하다. 이로 인해 유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며 출범한 4일 미 재무부 채권(TB)가는 기록적으로 하락했다. 현재 세계각국이 갖고있는 외환보유고 중 달러가 차지하는 비율은 60%에 달하는데 이를 유로가 얼마나 잠식할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일부에서는 달러에 집중된 각종 자금이 유로로 옮겨갈 규모가 최대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어쨋든 그동안 달러의 기축통화 덕분에 사실상 무금리로 자본을 차입하는 반사이익을 챙겨온 미국으로서는 자본차입 비용이 늘어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또한 유동적인 유럽 금융시장의 발달은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된 11조달러(97년 기준)의 자금중 일부를 유출시킬 것이 분명하다. 달러화의 약세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유로가 비틀거려도 미국에게는 불이익이다. 「서구 자본주의의 버팀목」역을 일부 분담해 온 유럽의 몫마저 미국이 껴안게 될 우려가 큰 때문이다. 당장 발등의 불인 세계금융위기의 확대나 유가의 급작스런 상승 등 경제적 충격이 「유로랜드」를 덮쳐 유럽이 폐쇄를 택할 경우 미국은 신흥시장권의 수출을 흡수해야 하는 부담을 도맡아야 한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유로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말한 배경에는 어느정도 힘을 실어주자는 의도도 없지 않다.

뉴욕=윤석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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