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은 물론 21세기 한국 유통산업은 기존의 백화점 중심에서 벗어나 할인점부문으로 중심축이 움직일 전망이다.20세기 마지막 해인 99년의 국내 할인점업계는 신세계그룹 E마트가 한국시장 진출을 선언한 미국계 할인점인 월마트(Wal-Mart)와 프랑스계 자본인 까르푸(Carrefour)와 3자대결을 펼치는 「정립(鼎立) 구도」가 예상된다.
■1차식품에서 앞서는 E마트 「값싼 물건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할인점의 발생지인 미국, 유럽의 소비자와 한국 소비자들의 차이는 「한꺼번에 많이」구매하는 서구인과 달리 한국인들은 「조금씩 자주」구매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한국인들은, 1주일치 식료품을 한꺼번에 사는 외국 소비자와는 달리 야채 과일 육류 등 신선도가 생명인 1차식품을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바로 이 부분이 「E마트」의 강점이다.
「토종 할인점」을 자처하는 E마트는 「식품가공유통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원가절감 및 물류체계의 개선외에도 1차식품의 신선도 유지와 영양파괴방지가 주요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까르푸나 월마트는 E마트가 1차식품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머지않은 장래에 만회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까르푸 관계자는 『진출초기 1차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행태를 예측하지 못해 고전했지만 1차식품 부문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설면에서 앞서는 외국 할인점 E마트와 비교할때 까르푸나 월마트의 경쟁력은 막강한 자본력과 그에 걸맞는 선진적 경영노하우와 훌륭한 시설이다.
E마트 관계자는 『한해 매출액이 165조원(미화 1,179억달러)에 달하는 세계최대의 유통체인인 월마트와 프랑스 유통의 자존심인 까르푸의 물량공세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까르푸 역시 자신들의 강점을 『E마트보다 쾌적한 매장, 동시에 1,000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 시설 등 앞선 자본력』이라고 밝히고 있다.
까르푸측은 또 『상품구색도 다양해 2만7,000여가지의 품목을 묶음은 물론 낱개로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열한 확장경쟁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대부분의 업종에서 신규투자가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E마트, 까르푸, 월마트 모두 기선제압을 위한 공격적인 증설계획을 내놓고 있다.
우선 98년말 현재 전국 13개 지역에 점포를 두고 있는 E마트는 2003년까지 매년 6~8개 가량의 점포를 인구 20만이상의 중소도시에 오픈시켜 99년말에는 21개, 2003년에는 총 45개의 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까프푸와 월마트 역시 매물로 나온 기존의 유통업체를 인수하는 것은 물론 신규출점 등의 방식으로 점포수를 늘릴 예정이다.
98년말 현재 중동, 일산, 울산점 등 모두 6개매장을 운영중인 까르푸는 99년에 안양, 분당, 인천 구월 등지에 4개의 신규점포의 문을 여는 한편 2000년까지는 추가로 5개 점포를 출점시킬 방침이다.
상표권 분쟁으로 「월마트」라는 정식 이름대신 「마크로」라는 이름으로 4개점포를 운영중인 월마트도 이른 시일내에 상표권 분쟁을 마무리 지은뒤 2000년까지 10개이상의 점포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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