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하나은행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빛난 은행이다. 규모는 국내 대형은행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만 작아도 내실있는 은행이라는 점이 경제가 나빠지면서 새삼 주목받았다.
하나은행은 경영에서 씨티은행등 외국계은행과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철저한 상업주의」 「원칙에 따르는 여신관리」등은 국내은행 최고의 1인당 순이익(97년 기준 2,600만원)을 낳은 바탕이다.
하나은행은 후발은행으로 그동안 중상위층 이상의 소득계층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치면서 외국계은행과 부단한 경쟁 관계에 있었다.
사업본부제 운용, 이익목표와 인력을 가계와 기업금융으로 분리한 점등도 외국의 선진기업을 한 발 앞서 들여온 부분이다.
하나은행은 외국계은행이 갖지 못하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나경제연구소 이인실(李仁實)금융조사팀장은 『전문성을 강조하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와 신속한 의사결정, 높은 윤리의식이 역동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93년 금융전문지인 유로머니지는 하나은행을 국내 베스트은행으로 꼽으면서 동양적인 경영스타일을 서구의 금융기법과 잘 조화시켰다고 풀이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IMF체제 이후 부실자산이 늘고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충청은행 인수와 보람은행 합병이라는 큰 일을 치뤄냈다.
하나은행은 합병을 통해 99년 대형은행으로 새출발한다. 기존의 높은 생산성 체제를 잃지 않으면서 규모의 효과와 고객만족도를 높인다는 새로운 전략으로 외국계 은행들의 추격을 떨쳐내고 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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