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국의 알파와 오메가는 뭘까. 98년 한해를 보내는 정치권은 아쉬움과 시원함을 동시에 맛보면서 새해 펼쳐질 정치 파노라마를 불안스레 지켜보고 있다. 기묘(己卯)정국의 7대 관전포인트를 개관한다. /정치부■DJP 내각제담판 99년의 화두인 내각제 개헌문제과 관련, 최대 관심은 DJP회동의 시기이다. 여권 인사들은 『DJP의 회동시기는 누구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만큼 회동시기가 유동적이라는 얘기다. 일단 청와대 관계자들은 그 시기를 1월 중순께로 전망한다.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언질도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두 분이 만나면 산적한 국정현안을 고려, 내각제문제를 6개월쯤 뒤로 미루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김종필(金鍾泌)총리쪽 반응은 다르다. 김총리가 29일 「내각제 담판 시기」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담판은 무슨 담판이냐 지금도 할 얘기를 다한다』고 말했다. 『합의대로 이행하면 된다는 의미』라는 한 측근의 해석도 이어진다. 자민련도 『합의변경을 전제로 하는 DJP회동은 곤란하다』는 반응이다.
■정계개편 현 정치질서가 지속되기 힘들다는 생각이 광범위하게 퍼져있고, 이런 기류를 담으려는 움직임이 조만간 가시화할 전망이다. 특히 총선을 1년 정도 앞둔 의원들이 당선을 위한 선택을 고민하는 점도 정계개편의 동인이다.
초점은 여권 핵심부가 큰 그림을 그리느냐, 아니면 개별적인 야당의원 영입에 그치느냐이다. 여권이 법안처리, 경제청문회에 매달려있어 아직 정계개편을 심도있는 추진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야당의원들을 두루 만나며 교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런 접촉이 단순히 영입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다 큰 틀의 재편을 도모하기 위한 사전준비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경제청문회 문제가 일단락되면 겨울정국의 물밑은 정계개편을 지향하는 몸짓들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전망이다.
■정치개혁 정치개혁은 국회제도개혁을 시작으로 이제 막 걸음을 시작했지만 1월7일까지의 임시국회 회기내에 관련법안이 처리될지 여부는 극히 불투명하다. 의원들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선거및 정당제도 개혁은 더욱더 첩첩산중이다. 여야간 정치개혁 협상이 다른 정치현안과 맞물리면 문제는 더 어려워진다. 국민회의는 정당명부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으나 한나라당뿐 아니라 자민련도 여기에 반대하고 있다. 16대 총선을 치르기 위해선 내년 3월말까지는 선거제도가 바뀌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낙관적인 전망을 할 근거가 거의 없다.
■경제청문회 새해벽두부터 경제청문회 실시를 둘러싼 여야 격돌이 불가피하다. 여권이 계획한 내년 1월8일부터의 청문회는 또다시 물건너간 형국이지만 내년 1,2월은 청문회 정국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 과정에서 청문회 강행을 놓고 여야간에 최초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어렵사리 판을 벌인다 해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증인여부등을 포함, 도처에 지뢰밭이다. 여야간의 극한 대결로 여당에 의한 단독 청문회도 불가능할 경우 청문회는 결국 실종될 수도 있다. 아울러 YS변수도 청문회 개최여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있다.
■정치인 사정 정치인들은 새해들어서도 당분간 사정의 공포에 떨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사정당국이 『기획사정은 끝』이라면서도 『앞으로도 걸리면 건다』며 「통상사정」을 강화할 방침을 굳혔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전 정권 실력자들이 연루돼 있을 수 있는 구조적 비리의 처리 여부. 세밑에 터진 한나라당 박관용(朴寬用)의원의 비리의혹은 그 전조로 해석된다. 여권의 경제청문회 시도를 이 문제와 연관시키는 시각도 있다. 야권에서는 『정권 출범 2년에 접어드는 만큼 새해에는 서서히 신여권 인사들의 비리도 사정안테나에 잡히기 시작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한나라당의 진로 새해 한나라당의 운명은 여권의 압박 강도와 당내 비주류의 세결집 향배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사정드라이브와 세풍(稅風), 총풍(銃風)사건 등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단할 수 없지만 여권기류에 비추어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내년에도 모진 풍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또 비주류는 혼란의 틈새를 비집고 내년초 조기 전당대회 소집요구 등 당권장악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태세이다. 비주류의 성패는 당내 대주주인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와 이기택(李基澤)전총재대행의 정치적 작심향배와 함수관계에 있다.
■여권 당체제 정비 새해 5월로 예정된 두 여당의 전당대회는 당체제 정비의 중요한 계기이다. 국민회의는 대표제 도입등 지도체제 개편방안도 검토하고 있는데 조세형(趙世衡)총재대행등 당내 중진들을 중용하거나 「전국정당」을 지향하면서 이수성(李壽成)민주평통수석부의장등 당바깥의 비호남인사들을 전면 포진시키는 방안등이 있다. 자민련 전대와 관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유임이 유력한 가운데 김종필(金鍾泌)총리와 박총재의 자리 맞바꿈, 박총재와 다른 중진들간의 경선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정계개편이 급물살을 탈 경우 「합당」등에 따른 큰폭의 체제개편 개연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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