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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세계 자본주의' 이대로 지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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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세계 자본주의' 이대로 지속될까

입력
1998.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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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국가의 붕괴 이후 새로운 세계질서로 군림하고 있는 「전지구적 자본주의」 혹은 「세계자본주의」(GLOBAL CAPITALISM)에 대한 비판서가 잇따라 출판되고 있다. 도서출판 삼인의 「어두운 승리-신자유주의, 그 파국의 드라마」(월든 벨로)와 김영사의 「세계자본주의의 위기」(조지 소로스), 창작과비평사의 「전지구적 자본주의에 눈뜨기」(아리프 딜릭)등이 그런 책들이다.필리핀의 석학 월든 벨로가 지은 「어두운 승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구적 차원의 구조조정이 미국이 추구하는 신자유주의라는 패권전략과 미국자본의 세계지배에 기여할 뿐이라는 비판과 맥을 같이한다. 80년대 들어 제3세계 채무국들의 위기가 심화하는데 IMF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깊이있게 분석한 그는 미국이 헤게모니를 지키기 위해 IMF를 앞세운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강행했다고 지적한다. 지난 해 아시아를 강타한 금융위기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약자」에 대한 지원의 대가로 지난 10년간 이 지역에서 이루지 못했던 경제 자유화와 규제철폐, 민영화를 관철함으로써 미국기업에 유리한 시장구축에 성공했다. 저자는 『미국자본의 일방적 이익을 위한 세계적 차원의 구조조정은 제3세계 및 신흥 공업국가들의 파탄과 저항을 부를 것이며, 미국 내에서도 경기침체와 사회적 기반의 약화를 불러와 결국 전지구적 멸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계 금융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가 펴낸 「세계자본주의의 위기」는 세계자본주의 위기의 본질과 전망에 대해 언급한 책. 끝을 모르고 팽창하는 금융자본과 한계를 벗어난 자유시장제도, 통제력을 잃은 국제금융기구등이 그가 지적한 위기의 요인들이다. 경제상황은 사람들의 인식에 따라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다는 「반사성」의 개념과 급등과 폭락을 의미하는 특유의 「붕·쾅이론」을 제시하며 시장의 자동조절기능을 맹신하는 기존 경제학의 형평이론을 비판한다. 그는 돈의 가치가 모든 인간적 가치에 우선하는 시장근본주의의 비도덕성을 비판하면서 럭비공처럼 예측할 수 없는 세계자본주의 자체의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터키 출신의 역사학자 아리프 딜릭(미국 듀크대 교수)의 「전지구적 자본주에 눈뜨기」는 위기의 진상을 간명하면서도 섬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폐해에 맞설 수 있는 급진적 대안을 모색한 그는 자본주의에 무릎 꿇은 마르크스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중국 사회주의경제의 유연성에 주목하며 그 실마리를 찾고 있다. 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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