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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키우삼판 등 킬링필드주역 공식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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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키우삼판 등 킬링필드주역 공식 사죄

입력
1998.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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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사죄드립니다. 동포들에게 미래를 위해 과거를 잊자고 부탁드립니다. 지난 날은 묻어 버립시다』70년대 캄보디아 킬링필드의 주역이었던 크메르 루주의 지도자 키우 삼판(67)과 누온 체아(72)는 29일 수도 프놈펜에서 고개를 숙인채 참회했다.

하지만 200만명의 학살극을 주도한 이들이 사죄만으로 면죄부를 얻을 수 있을까. 이들의 재판 회부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이날 『캄보디아인들은 구덩이를 파서 과거를 묻고 깨끗한 기록으로 21세기를 맞자』고 당부했다. 과거의 망령을 잊고 국민 화합을 위해 이들의 죄를 용서해 주자는 의미다.

훈센 총리의 승인하에 26일 망명한 키우 삼판과 누온 체아는 외다리로「도살자」란 별명을 갖고 있는 타 목(71)과 함께 폴 포트(4월 사망) 정권치하의 크메르 루주 3인방.

훈센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투쟁을 포기하고 투항한 크메르 루주 지도자들에 대해 『사법부가 알아서 처리할 일』이라고 말해 재판 회부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과 다르다.

훈센의 돌변에 대해 국제사회는 즉각 반발하고 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인권감시) 등 국제인권단체들은 수많은 캄보디아인 뿐 아니라 인권 운동 단체의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인권단체 종사자들은 크메르 루주 지도자들에 대한 근본적인 단죄없이는 많은 국가에서 자행되고 있는 불법과 폭력을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휴먼 라이츠 워치 아시아 대표는 국민화합을 위해서라면 선(先)재판후 사면형태로 용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도 캄보디아의 정의 실현은 연기돼 왔지만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 속에 유엔 관계자들은 르완다 양민 대학살 책임자 재판처럼 제3국이나 국제사회의 지원 속에 캄보디아에 특별재판소가 설립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김혁기자

키우 삼판

누온 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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