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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혹시나, 그러나 역시 (황영식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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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혹시나, 그러나 역시 (황영식 도쿄)

입력
1998.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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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실력차」. 올 한해 불황의 늪 속에서 미국의 호황을 지켜보며 수없이 떠올려야 했던 이 말을 일본은 내년에도 곱씹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일본국제금융정보센터(JCIF)가 28일 발표한 「주요 국제 신용평가회사 신용도」보고서가 그동안의 은근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 4월 미국의 신용평가회사들이 일본금융기관과 기업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끌어 내린 데 반발, 「역평가」를 선언할 당시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S&P와 무디스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를 확인한 셈이 됐다.

각국의 신용등급을 평가, 기업에 알려 온 JCIF가 이번에 도마 위에 올린 회사는 미국의 S&P와 무디스, 톰슨 뱅크 워치와 영국계 피치 IBCA, 일본신용등급연구소 및 일본신용등급투자정보센터 등 모두 6개사. 평가방법은 일본 주요 기업과 금융기관 149개사를 설문조사하는 데 머물렀다.

「투자자의 시각」에서 본 신뢰도는 S&P 91.9%, 무디스 82.1% 순으로 높게 나타나 일본신용등급연구소(42%)나 일본신용등급투자정보센터(61.4%)와 커다란 격차를 보였다. 반면 「평가받는 기업의 시각」에서 본 신뢰도는 일본신용등급연구소가 51.8%로 S&P 50.0%, 무디스 50.5%보다 약간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무디스나 S&P에 대한 의견은 『기업의 의뢰없이 행해지는 「임의 평가」 기준을 밝혀야 한다』든가, 『일본시장의 특성을 무시하고 있다』는 등의 불만 나열에 그쳤다.

보고서는 무디스가 「투기적」이라고 평가한 기업의 채권이 5년 이내에 채무불이행 상태가 된 확률이 미국은 11%지만 일본은 0%임을 지적, 『기업이 어려워지면 은행과 계열기업이 도와 주는 「일본적 관행」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무디스측은 『은행이 채권을 포기하면서까지 기업을 지원하는 비정상적 관행을 자인한 것』이라며 『바로 그것이 일본의 약점』이라고 일축했다.

무디스와의 오랜 신경전에서 JCIF는 「시장의 신뢰는 하루 아침에 쌓이는 게 아니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은 것 같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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