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28일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현 정권을 비난했다. 김전대통령은 이날 상도동 자택에서 가진 한나라당 일부 의원및 대통령재임시 청와대 수석들과의 송년만찬에서 고문·사찰·도청시비 및 대기업 빅딜과 관련해 직설적인 어조로 현정부에 비판을 가했다.김전대통령은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정치가 잘 되길 바랬으나 현 정권의 인권침해가 우려할만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면서 『이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힐난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전대통령은 또 한나라당을 탈당한 의원들 이야기가 화제에 오르자 『선거에 의해 당선된 야당인사들을 빼내가는 것은 민주주의 골간을 뒤흔드는 행위』라며 『참으로 걱정스런 일』이라고 침을 놓았다.
김전대통령은 『빅딜로 특정 지역 재벌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잘못』이라며 『그런 식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중대사태로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전대통령은 가택연금 등 과거 야당시절 탄압받는 이야기도 하면서 자신의 현 처지를 당시 상황과 오버랩시키기는 화법을 구사하기도 했다. 김전대통령은 경제청문회 문제가 거론되자 『그 이야기는 꺼내지 말라』며 더이상 언급할 이유가 없다는 듯 단호하게 잘랐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박관용(朴寬用) 박종웅(朴鍾雄) 이신범(李信範) 정의화(鄭義和) 황규선(黃圭宣) 신영국(申榮國)의원과 김광일(金光一)전청와대비서실장 김정남(金正男)전교문수석 유도재(劉度在)전총무수석 등이 참석한 만찬은 3시간 45분넘게 진행됐으며, 포도주가 몇순배가 돌 정도로 자리가 꽤 거나했다는 후문이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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