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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빅딜의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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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빅딜의 후유증

입력
1998.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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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반도체를 「산업의 쌀」이라 부른다. 섬유산업이 남산만한 덩치의 물량을 외국에 내다 팔아 벌어들이는 외화와 컨테이너 한두개의 물량으로 벌어들이는 가득액이 같다고 할 만큼 반도체산업은 첨단산업의 백미다. 금세기 중엽 실용화하기 시작한 컴퓨터의 발달과 함께 반도체산업의 발전은 눈부실 정도다. 현재 조그마한 칩 한 개에 한달분의 신문기사가 너끈히 저장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반도체산업에 대한 인간의 탐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흥미진진하다. 소형 휴대가방 하나에 가득 채운 칩값이 수백만달러에서 수천만달러까지를 받을 수 있을만큼 반도체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반도체에 일찌감치 뛰어든 미국과 일본등 선진국이 현재 세계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80년대초에 겨우 눈을 뜬 우리산업계도 그간 눈부신 발전 끝에 메모리 반도체분야에서는 세계 최강 일본을 능가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막대한 투자금액때문에 재벌이 아니고는 사업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게 흠이라면 흠이다.

■조선업과 마찬가지로 「비록 오늘은 비단옷을 입고 있지만 잘못되면 내일은 깡통을 찰 수도 있는」 기복심한 업종이 바로 반도체산업이다. 유사이래 최대라던 94년, 95년의 호황도 실은 반도체산업이 일거에 떼돈을 벌어들인 결과였다. 불과 몇년사이 수급상의 문제점과 후발주자들의 맹추격으로 지금은 「비단옷시절」을 그리며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 우리업계의 실상이다.

■반도체산업 구조조정 빅딜이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전자에 통합법인의 경영권을 넘기게 된 LG반도체가 불복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호황의 재현이 기대되는 시점에서 주력업종을 타의로 포기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정부는 곧바로 여신중단등 LG제재에 나설 채비다. 하지만 정부가 빼앗긴 자의 아픔을 헤아리는 차원에서 수습할 수는 없을까. 후환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노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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