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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인준 시비… 독설 파문… 난장판 국감/’98정가 10대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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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인준 시비… 독설 파문… 난장판 국감/’98정가 10대 화제

입력
1998.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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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로 여야가 뒤바뀐 올해 정치권은 전례없는 갖가지 이변과 화제를 낳았다. 여야 모두 뒤바뀐 정치환경에 적응하느라 어느해보다 힘든 세월을 지내온 흔적을 10가지 얘기로 풀어본다.<정치부> ◎국회의장 경선 ‘야당표 반란’

한나라당에 8월3일은 두가지 이유에서 「치욕스런 날」이었다. 의정사상 최초로 자민련 박준규(朴浚圭), 한나라당 오세응(吳世應) 의원이 출마한 가운데 실질적인 국회의장 경선이 실시됐고, 여소야대(與小野大)속에서도 박의원에게 승리를 안겨준 야당의 반란표 파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당시 151명의 소속의원중 149명이 투표에 참여했던 한나라당은 1, 2차 투표와 결선투표에서 최소 13명, 9명, 11명이 각각 이적행위를 함으로써 참담하게 무너졌다. 이 파장은 조순(趙淳) 총재 등 지도부의 총사퇴를 불러왔고, 8·31 전당대회를 통한 이회창(李會昌)체제출범의 직접적 동인이 됐다.

◎변칙시비 총리 인준투표 중단

김종필(金鍾泌) 총리는 서리꼬리를 떼기 위해 167일을 기다려야 했다. 3월2일 실시된 총리 임명동의안 투표에서 「변칙투표」시비로 정회와 속개가 이어지는 진통끝에 총리인준이 무산됐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기표소에 들어간 뒤 기표를 하지 않은 채 곧바로 나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는, 「사실상의 백지투표」를 한 게 발단. 국민회의와 자민련의원들이 투표를 실력저지,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는 등 난장판을 연출한 끝에 결과없는 투표함만 남았다. 임명동의안 처리는 5개월 뒤인 8월4일 다시 시도됐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재차 무산됐다가 8월17일에야 자유투표로 인준가결됐다.

◎千 국방 해임안 與 찜찜한 부결

한나라당은 12월14일과 21일 두차례에 걸쳐 국회 본회의에서 천용택(千容宅) 국방장관의 해임건의안 표결처리를 시도했다.

잇단 군내 사건·사고와 북잠수정 나포실패등 안보허점 노출 등이 이유였으나, 실은 여여 공조 균열, 국회운영 주도권 확보 등을 노린 포석이었다. 14일 표결은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 여당의 집단 불참으로 무산됐다. 여당은 그러나 『집권당의 구태재연』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21일 표결에 참가, 부결시켰다.

하지만 가(可)표가 투표 참가 한나라당 의원수보다 4표 더 나오자 여권은 찜찜함을 감추지 못했고 한나라당은 「지고도 이긴 싸움」이라고 반겼다.

◎정무수석 임명 석달만에 교체

김대중 대통령은 5월18일 취임 3개월에 불과한 문희상(文喜相)청와대정무수석과 이강래(李康來)안기부기조실장을 전격적으로 맞바꿔 『신주류가 구주류 자리를 대체했다』는 정치적 평가를 낳았다. 문수석은 동교동비서출신의 구주류로, 이수석은 민주당시절 DJ에 가담한 신주류로 분류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인사가 「원상회복」이라고 말했다. 2월10일 청와대수석비서진을 내정할 때 김대통령의 원안은 「이강래 정무수석」이었지만 동교동사단을 중심으로한 구주류측의 강한 반발로 이수석 발탁을 유보했다가 업무조정등의 문제가 생기자 자신의 당초 의중을 실행에 옮겼다는 얘기였다.

◎구속… 모친 타계… 정대철 수난

국민회의 정대철(鄭大哲) 부총재는 12월 우리나라의 대표적 인권·여성운동가였던 어머니 이태영(李兌榮) 박사가 타계하자 또다시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국민회의에서 비주류를 자처했던 정부총재는 경성그룹으로부터 4,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정한파에 맥없이 휩쓸려 들어가 9월 구속되는 수모를 겪었다. 11월 어렵사리 보석으로 풀려나긴 했으나 한달도 못돼 어머니를 잃었다.

불길한 전조는 그 앞에도 있었다. 새 정부 출범직후 이른바 「북풍」과 관련된 안기부 문건이 정부총재를 통해 세상에 흘러 나옴으로써 그는 아버지 같았던 김대중 대통령에게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

◎욕설·몸싸움 난무 난장판 국감

10월23일부터 20일간 치러진 국정감사는 여야의원간에 욕설과 몸싸움이 난무하는 최악의 풍경을 연출했다. 그중 정무위의 보훈처감사때 국민회의 국창근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 의원간의 육탄전이 「낙제국감」의 최대 하이라이트.

두의원은 국감도중 서로 멱살을 잡은 채 『나이도 어린 XX』 『의원자격도 없는 XX』 『여기가 검찰이냐』 『저런 XX하고 의원생활을 같이 하고 있으니…』라며 육두문자를 총동원하는 추태를 보였다. 교육위의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도 국민회의 노무현(盧武鉉)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거지같은놈』 『X만한 XX』라는 욕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DJ­JP 내각제 신경전 ‘불꽃’

12월18일 정권교체 1주년 기념식에서 공동정권의 두 주역인 DJ와 JP 사이에 소리없는 「불꽃」이 튀었다. 내각제 약속과 관련, 김대중 대통령이 『나와 김종필총리가 결자해지할 것이지만 지금은 얘기할 때가 아니다』며 자민련의 내각제 공세를 겨냥하자, 김총리는 『과거 정권이 허망하게 끝난 이유는 과욕을 부렸기 때문』이라며 「신의론」으로 맞받았다.

때문에 두 사람은 연설직후 꽃다발을 받았을 때 손을 서로 맞잡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로 어색하게 됐으며 보는 사람들도 『뭔가 일나는 것 아니냐』며 가슴을 졸였다. 공동정권의 잠재된 뇌관이 돌출하는 순간이었다.

◎비리 얼룩 허주 정치생명 흔들

「TK의 대부」를 자처하는 한나라당 김윤환(金潤煥) 전 부총재가 공천헌금 30억원, 은행대출 커미션, 관급공사 청탁성자금 수수 등 비리혐의로 사전 구속영장까지 청구돼 몰락직전의 상황에 처했다. 3개 정권을 거치며 끈질긴 정치생명을 과시했던 그도 마침내 그의 아호처럼 허주(虛舟·빈배)의 신세가 된셈이다.

이후 그는 현정권 임기말 내각제개헌 발언 등 여권의 구미에 맞는 제스처로 자구(自救)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이래 동맹군인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결별, 비주류 노선을 선언함으로써 여권을 의식한 또 하나의 복선을 깔았지만 회생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사정피하기 野 방탄국회 남발

한나라당은 소속의원들에 대한 사정한파를 「회기중 불체포특권」으로 피하기위해 「방탄 임시국회」를 남발했다.

그래서 「서상목(徐相穆)국회」 「이신행(李信行)국회」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한나라당은 『불공평한 편파사정에 맞서기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덕분에 올해 국회는 개회 13번에 회기일수 309일로 지난 64년 개회 8번, 회기일수 261일을 가볍게 뛰어넘는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러나 본회의는 개회일수가 전체회기의 13.5%인 52일에 불과, 국감준비 소홀에다 미처리 법안도 300여건이 넘는등 최악의 부실국회라는 꼬리표를 달게됐다.

◎공업미싱 등 대통령 모욕 발언

여야간 경색정국의 와중에서 대통령을 모독하는 야당의원들의 발언이 잇달았다.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 의원은 6·4지방선거 유세과정에서 『김대중대통령이 거짓말을 너무 잘해 입을 공업용 미싱으로 박아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한동안 곤욕을 치렀다.

급기야 같은 당의 이규택(李揆澤) 의원은 9월중순 당내 행사에서 『77세나 되는 분(김대통령을 지칭)이 사정 사정하는데 그러다가 내년에 혹시 변고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외설적 저질발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된 이의원은 15일 윤리특위(91년) 설치이후 처음으로 「윤리위반」결정을 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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