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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경 치닫는 ‘반도체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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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경 치닫는 ‘반도체 대치’

입력
1998.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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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법적 대응”/“ADL에 통합결렬 책임 제재받을 이유없다” 강조/그룹차원선 신중 자세LG반도체는 현대의 손을 들어준 ADL의 평가결과에 대해 『원인무효』라며 ADL을 대상으로 미국및 한국법원에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하는 등 초강경입장을 보였다. 구본준(具本俊) 사장은 이날 『반도체통합 결렬의 귀책은 부도덕하고 불공정한 평가를 한 ADL에 있지 LG반도체에 있지 않다』며 『따라서 금융제재를 받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ADL의 무책임한 보고서로 정신적 물질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며 『ADL을 상대로 미국과 한국에서 내년1월 불법행위법이나 계약법에 의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룹구조조정본부는 화전양면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ADL보고서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도 정부의 「괘씸죄」직격탄을 맞지않기 위해 공개적인 반발을 자제하는 등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룹은 이와관련, 홀로서기, 통합수용, ADL 제소를 통한 시간벌기등 다각적인 대응책마련에 나섰다.

이는 금융감독위가 통합결렬시 LG에 대해 여신회수 등 금융제재를 가하고, 구본무(具本茂) 회장 등 오너들의 경영권에도 메스를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국의 이같은 전방위압박으로 벼랑 끝에 몰린 LG가 유화적 제스처를 보일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금감위로부터 결자해지 차원에서 중재에 나설 것을 요청받은 전경련은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정부와 금융기관이 연말까지 합의시한을 정해놓고, 통합불응시 빼들 「칼」의 종류까지 공개한 상태에서 협상의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경련관계자는 『정부가 통합 일정과 제재수단까지 제시해놓고, 이제와서 전경련이 중재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것은 결렬책임을 재계에 전가하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ADL은 LG의 제소방침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 전문성에 입각하여 결과를 도출했다』며 LG의 반발을 일축했다. 현대전자도 LG가 ADL평가보고서의 부당성을 지적한 것과 관련, 『LG자체가 만든 반박보고서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며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이의춘 기자>

◎정부/“도전 간주”/무산땐 빅딜 흔들릴 우려/“12·7합의 지켜라” 강공/여신 중단 등 제재 모색

정부는 LG반도체가 통합을 끝내 거부할 경우 금융제재등을 통해 강력대응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위원회 당국자는 27일 『LG그룹은 「12·7합의」시 평가기관, 합병비율등을 이미 알고 국민앞에 합의사항 이행을 약속한 만큼 뒤늦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약속 불이행시 「12·7합의」에 따라 신규여신 중단등 강력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LG그룹측이 비록 ADL사 평가의 공정성을 이유로 통합을 거부하고 있지만 반도체통합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재벌개혁의 지침인 「12·7합의」가 처음부터 흔들릴 것을 우려, LG측의 거부움직임에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는 따라서 LG측의 「본심」과 관계없이 반도체 통합을 거부할 경우 재벌개혁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간주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도 『반도체를 구조조정업종에 포함시킨 것이나 통합법인의 지분율을 7대3으로 한 것, 평가기관의 선정 등에 정부는 일체 관여한 바가 없다』며 『전경련을 중심으로 해당 기업들이 스스로 결정해 놓고도 지금와서 세계적인 평가기관의 실사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밝혔다.

LG·현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상업·외환은행 등은 이날 통합결렬시 귀책사유가 있는 기업에 대한 여신중단등 금융제재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채권은행들은 해당기업의 금융기관별 여신현황, 우선 회수가능 여신 등을 분류했다.

채권단은 상업은행과 외환은행이 상호협의하에 금융제재방안을 마련한 뒤 이를 각 채권금융기관에 통보하고 28일 오후3시 은행회관에서 채권금융기관회의를 열어 확정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신규여신 중단과 함께 기존여신의 만기연장을 하지 않고 회수하되 LG반도체가 갚지 못할 경우 담보부동산을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LG반도체는 6월말기준 단기차입금이 4,800억원가량이며 7,300억원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화대출등 장기차입금은 4조원가량이지만 대부분 만기까지 분할상환하도록 돼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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