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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를 확보하라/‘유러貨 자산’ 비중을 높여야(유러시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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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를 확보하라/‘유러貨 자산’ 비중을 높여야(유러시대:5)

입력
1998.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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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수요늘며 환율 강세 예상/수출입·외자도입·외환보유 등서 달러 일부를 유러貨로 바꿔야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금융기관들은 유러화 출범으로 더욱 불확실한 상황을 맞고 있다. 국제통화에서 유러화 비중이 달러화에 맞먹는 수준으로 커진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외환업무 자산관리 해외영업등에서 전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은 장기적으로 유러화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뚜렷한 전략을 갖고 있지 못하다. 아직은 유럽경제통화연맹(EMU) 참가국들의 시장상황과 유러화 환율변화, 미국등 다른 국가의 대응등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당장 거래 기업의 자금결제등에 필요한 외환업무 체계를 바꾸는 일을 서두르고 있다. 외환은행등은 내년 1월1일부터 유러화 환율을 고시하고, 유러화 여행자수표 발행과 유러화 예금을 내놓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수출입 신용장 개설이나 수출환 어음매입등에 적용할 유러화 체계에 대한 준비도 마무리,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까지 마쳤다. 환가료등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기준금리는 현재 국제 자본시장 기준금리인 영국의 리보(런던은행간금리) 대신 유럽은행연합회(EBF) 고시 EU 리보금리로 바뀐다.

문제는 은행들이 앞으로 유러화 자산을 어떻게 운용해가느냐다. 내년부터 유러화 체제로 출발하는 EU 11개국으로부터 12억달러 정도를 차입한 산업은행의 경우 장기적으로 유러화 자산비중을 늘려갈 방침이다. 국제업무부 이성근(李成根)부장은 『자산운용은 유러화의 환율변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유러화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당분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산 비중을 높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외화보유고에서 유럽통화 비중은 12%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유럽과 교역규모가 큰 나라들의 중앙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달러의 일부를 유러화로 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수출입은 물론 외자도입이나 정부의 외환보유등 공적인 측면에서 유러화 비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유럽금융시장은 통합에 따라 효율성과 유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외자도입의 주된 창구로 새롭게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외환은행은 시장단일화에 따라 이 지역의 채권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가 올 10월 발행한 유러화 채권을 아시아 4개국 중앙은행이 앞다퉈 사들인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인영백(印榮伯) 자금본부장은 『채권발행등 자금조달에서 달러화에 의존하는 비율이 컸던 것이 외환위기의 한 원인』이라며 『일본처럼 유러화 채권발행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본부장은 또 『국내 은행들도 해외지점이나 사무소를 통합운영,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영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러화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기관끼리의 경쟁은 앞으로 눈에 띄게 늘어날 전망이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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