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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사람에 새 삶준 ‘12세 천사’/교통사고로 뇌사 김지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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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사람에 새 삶준 ‘12세 천사’/교통사고로 뇌사 김지원군

입력
1998.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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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간·폐 등 모든 장기/난치환자들에 ‘성탄선물’교통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은 12세 소년이 성탄절 날 심장과 간 등 장기를 모두 기증, 7명의 난치병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25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는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경기 안양시 부림초등학교 6학년 김지원(金志原·12)군의 장기적출수술이 이뤄졌다. 심장과 폐, 간, 신장, 각막 등의 장기가 의식이 없는 김군의 몸을 떠나 건강한 삶을 고대하고 있는 7명의 환자들에게 옮겨지는 과정이었다.

평소 축구선수가 되겠다던 김군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이달 19일. 운동을 좋아하던 김군은 골목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다 트럭과 정면충돌, 머리를 크게 다쳐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뇌사상태에 빠졌다.

김군이 다시 깨어날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부모는 미처 피지도 못한 아들의 꿈이 다른 생명 안에서 다시 살아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의료진과 장기기증을 상의했다.

삼성서울병원 일반외과팀과 서울중앙병원 흉부외과팀 등 10여명의 의료진이 투입돼 이날 밤 늦게까지 진행된 대수술 끝에 김군의 심장은 중앙병원에서 오랫동안 만성심장병을 앓아오던 기원군과 동갑내기 여자어린이에게 전해졌고 간은 삼성서울병원에서 1년간 간암 투병을 해온 39세 주부에게 이식됐다. 양쪽 신장은 신부전증을 앓아오던 김모(28)씨와 37세 여성환자에게 옮겨졌으며 각막은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져 환자 2명의 밝은 눈으로 세상에 부활했다. 또 김군의 대퇴부 아래쪽 뼈와 연골 등은 삼성서울병원에 보관됐다가 앞으로 골수암을 투병하는 어린이들에게 이식될 예정이다.

중학 3년생인 누나와 함께 1남1녀의 막내인 김군은 5학년때는 전교학생회 부회장을 지냈고 내년 2월 졸업식때 학력우수상 수상자로 일찌감치 선정됐을만큼 총명한 어린이. 학교측은 『졸업식에서 김군 어머니에게 장한 어머니상을 드리고 아들의 학력우수상도 대신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군의 아버지(자영업)는 『아기예수가 태어난 날 하늘나라로 간 아들은 앞으로 자신의 성탄선물을 받은 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두고두고 기뻐할 것』이라며 애써 눈물을 삼켰다.<이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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