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YS가 뭘 믿고 저러는 거야』 『저런 식으로 버티면 오히려 손해볼텐데 왜 자기 목을 죄는 거지?』 『지금 사과하네 안하네, 증언하네 못하네 말할 처지야?』 경제청문회와 관련한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대처방식과 언급 수위를 지켜보면서 정치권 인사들이 던지는 「의문」들이다. 이같은 의문은 최근 YS주변에서 포착되는 몇가지 「석연찮은」 낌새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우선 누구보다 여론정치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YS가 「필요이상」의 버티기로 일관하는 배경이 뭐냐는 것이다. 『경제 청문회 문제에 관해선 튀면 튈수록 더 얻어 맞을 수 밖에 없는데, 여론을 거스르면서까지 초강성으로 나오는 데는 필시 곡절이 있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YS가 21일 신상우(辛相佑) 국회부의장 등 부산의원 4명과의 만찬회동에서 했던 이야기를 찬찬히 뜯어보면 그의 「작심」정도를 읽을 수 있다. 그는 크게 3가지 점을 강조했다. 첫째는 대국민 사과는 물론 어떤 방식이든 청문회에는 응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현정권이 대단히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이며, 세번째는 자신을 지지하고 도와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정치적 탄압」에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이 언급들은 그의 지향점이 단순히 「청문회 국면 넘기기」에 있지 않음을 말해준다. 이와관련, 한 참석자는 『YS는 청문회 이후의 「정치적 플랜」을 위해서라도 청문회 문제는 자기방식대로 해결하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민주계의 한 핵심인사 역시 『YS는 청문회 과정에서 상처를 입을 경우 정치적 재기가 힘들어질 것이라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강기(剛氣)에는 내년 정국에 대비한 나름의 「노림수」가 있을 것이라는 뜻풀이였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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