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침체로 자금수요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 기업부채는 올해 들어서만 35조원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개인들은 긴축살림으로 부채를 21조원 넘게 줄였다.특히 기업들은 회사채발행등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한 뒤 금융기관에서 「재테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9월말 현재 기업부문 총부채는 967조8,000억원으로 전분기(943조9,000억원)보다 23조9,000억원, 작년말(932조1,000억원)에 비하면 35조7,000억원 늘어났다. 1년전에 비하면 빚은 112조원이나 증가했다.
반면 개인부문 부채는 9월말 276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21조7,000억원, 6월말에 비하면 8조5,000억원 감소했다.
한은관계자는 『은행들의 여신회수와 각종 여신규제조치로 금융기관 대출금은 늘지 않았지만 대신 회사채등 채권발행에 따른 기업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들의 대출금은 지난해말 337조원에서 9월말엔 332조원으로 5조원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회사채 발행액은 같은 기간동안 138조원에서 170조원으로 32조원이나 확대, 부채증가액의 대부분이 채권발행을 통해 이뤄졌다.
그러나 극심한 경기침체와 투자심리냉각속에 이뤄진 기업들의 이같은 부채증가는 「투자성 부채」가 아닌 「자금비축용 부채」로 나타나고 있다. 2·4분기 고작 3,369억원에 불과했던 기업 자금조달액은 3·4분기엔 무려 25조6,000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이중 16조9,000억원이 금융기관예금이나 유가증권투자등 「재테크」에 쓰여졌다. 한은은 『대기업들이 자금규제에 대비, 자금을 일단 확보한 뒤 이를 투자에 쓰지 않고 투신사 수익증권이나 다른 고수익예금등에 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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