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회의 수차례 복구시도/성공직전 종회측 암호 변경조계종 총무원을 차지하기 위해 물리적 충돌을 빚었던 정화개혁회의와 중앙종회측은 총무원의 중앙컴퓨터안에 있는 정보를 놓고 치열한 「사이버 전쟁」을 벌였다.
1급 비밀인 종단의 재산·회계자료 뿐만 아니라 승려·신도 현황 등의 정보가 이 컴퓨터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
개혁회의측은 지난달 11일 총무원을 점거하자마자 전산자료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중앙종회측이 점거에 대비해 다운시켜 놓은 컴퓨터는 요지부동이었다.
개혁회의측은 전산회사 직원 등 전문가들을 수차례 동원했으나 허사였다. 패색이 짙었지만 해커급 실력을 가진 한국계 미국인 여성(36)이 나타나면서 반전됐다. 이 여성은 알고 지내던 한 승려가 도움을 청하자 지난달 26일 급거 입국,「암호풀이」에 나서 네트워크와 데이터베이스를 하나씩 풀어나갔다. 승리는 개혁회의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이 순간 중앙종회측의 대반격이 가해졌다. 총무원 소속 설동철(薛東哲·31)씨가 비밀장소에서 중앙컴퓨터에 접근하는 데 성공한 것. 설씨가 전산망에 들어섰을 때 암호를 풀고 미리 접속해 있던 개혁회의측은 회심의 미소를 띠우며 자료를 훑는 중이었다. 설씨는 상대방이 컴퓨터 작동을 잠시 멈춘 틈을 타 「루트관리자」의 권한으로 암호변경을 명령했다. 이어 상대방 사용자 이름(ID)까지 지우자 컴퓨터의 화면은 꺼져버렸다. 설씨는 간발의 차이로 고배를 마신 개혁회의측으로 부터 『그냥두지 않겠다』고 위협을 받아 집을 떠나 한달간 피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태규 기자>이태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