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위협 ‘기축통화’ 大戰/연평균 경제성장 유러國+0.5% 美엔 -0.2% 효과/기축통화 양극화 日 엔 위축 속앓이『유러(EURO)는 미국의 번영을 잡아 먹는다』
영국 런던경제정책연구소의 리처드 포트 소장은 최근의 연구 보고서에서 이렇게 결론지었다. 그는 유러는 금융자본시장을 통합발전시키는 효과만으로도 권역의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0.5% 이상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 경제는 0.2%의 성장 감속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러동맹의 출범은 세계경제의 지각변동과 함께 유러 대(對) 달러의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다. 동맹 11개국의 현재 경제지표를 보면 국내총생산(GDP) 6조3,000억달러, 세계 총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6%로 미국과 큰 차이가 없다. 앞으로 완전히 통합된 시장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이 배가되고 미가입국들이 동참하게 되면 유러동맹은 발군의 경제파워를 내뿜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유러화의 위상은 달러를 위협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달러가 현재 미국의 경제 비중에 비해서는 과도하게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불균형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이같은 왜곡이 유러에 의해 상당 부분 교정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양자간에 기축통화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각국 정부와 민간부문은 이미 외환보유액 채권 등 포트폴리오(분산 투자)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유러로의 다변화를 착수했다. 특히 세계의 총외환보유고 중 41%를 보유하고 있는 동아시아국가들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총 1,4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 중 3분의 1을 유러로 바꿀 계획으로 알려졌다. 종국에는 달러와 유러화를 각각 40%로 하고 나머지는 엔화로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세계 기축통화가 달러와 유러의 양극체제로 재편되면서 엔화 이탈 현상이 가속화해 상대적으로 엔화의 위상이 위축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엔화의 국제화 조치를 서두르고 단기 국채시장 개방, 엔화 금융자산에 대한 규제 완화 등 아시아의 엔경제권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미 워싱턴의 국제경제연구소 측은 전세계의 채권 및 은행계좌 5조달러(절반이 달러표시)중 최대 1조달러가 유러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유러동맹이 안정궤도에 오르고 영국이 가세할 경우 외환보유액, 국제무역결제대금, 외환거래부문 등 종합 평점에서 유러가 달러와 나란히 어깨를 겨루는 시기가 5년 내에 도래할 가능성을 짚기도 한다.
유러는 장기적으로 달러보다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완전한 독립성이 부여된 유럽중앙은행(ECB)에 의해 역내 물가와 통화신용 정책이 엄격히 통제되기 때문에 화폐가치와 안전성 등 투자대상으로서 매력 만점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유러화의 약진은 특히 아시아의 개도국들에 상당한 위협을 줄 가능성이 있다. 유러 경제권이 그동안 아시아에 몰렸던 세계의 자본을 강력하게 흡입, 아시아에서 자본이 빠져나가 투자자본 공급 등에 애로가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출경쟁력의 상대적 저하도 우려되고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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