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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빈껍데기’에 융단폭격/이라크,공습·유엔사찰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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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빈껍데기’에 융단폭격/이라크,공습·유엔사찰 대비

입력
1998.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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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등 사전 대피 피해 적어미국은 70시간에 걸친 이번 이라크 공습에서 크루즈 미사일을 91년 걸프전때보다 더 많은 500여기 가까이 쐈다. 전투기 출격 회수는 650여회. 대당 100만달러에 달하는 미사일 값만 계산하더라도 공습비용은 5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공습효과도 그만큼 「천문학적」 이었을까.

뉴욕타임스, 월 스트리트 저널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이라크는 폭격 및 유엔 무기사찰에 대비해 무기와 개발관련 장비 등을 순식간에 분산·은닉할 수 있는 고도의 비상계획을 운용해 왔고, 이를 이번 공습에 「실전 응용」했다. 이 때문에 미국, 영국이 최첨단 무기를 동원해 나흘간 융단폭격을 가했지만, 실제 공습이 이뤄진 목표물은 「내용물」이 다른 곳으로 옮겨진 허깨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미 국방부를 인용, 목표물 89개중 완전파괴 또는 크게 타격받은 곳은 방공시설 및 정보본부 등 18개뿐이고 20개는 피해가 없거나 매우 적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91년 걸프전 이후 7년간 이라크에서 무기사찰 활동을 해온 유엔요원과 망명자들의 증언을 인용, 이라크 군사산업위원회가 각 시설의 대피계획을 총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계획이 가동되면 무기·장비 등은 섣불리 폭격할 수 없는 일반 가정집이나 회사 사무실 등 다른 장소로 옮겨진다. 때로는 공습의 정확도를 역이용해 바로 옆건물로 옮겨놓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20일 미국과 영국의 공습중단 발표 후 대 국민 TV 연설을 통해 『이라크 국민은 승리했다』고 선언하고, 『미국은 「사막의 여우」때문에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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