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담담’ 자 ‘분분’ 한 ‘빙긋’/국민회의 “자민련 자극하는것 아니냐” 우려/자민련 “국민회의 본심 드러났다” 불만도/한나라 “2與 현격한 시각차 보여줬다”21일 정가에서는 한국일보사가 여야의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권력구조관련 여론조사결과(이날자 1·4·5면)가 단연 화제였다. 여권핵심부의 내각제관련 함구령에도 불구,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여론조사결과를 분석해보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으며 한나라당의원들도 향후 정국전개와 관련해 큰 관심을 보였다.
▷국민회의◁
내각제개헌문제에 대한 공동여당의 「동상이몽」이 확인된 한국일보 조사결과에 대해 국민회의관계자들은 『예상했던 일』이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괜히 자민련을 더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당3역등 고위당직자들이 한결같이 조사결과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도 『굳이 논평할 필요까지 있겠느냐』며 언급을 피했다.
정동영(鄭東泳) 대변인은 『다 그런 것 아니냐』면서 자민련의 반응을 궁금해 했다. 동교동계인 김옥두(金玉斗) 지방자치위원장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말한대로 결국 내각제는 김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 총리 두 분이 추후에 논의할 성질이라는 것이 조사결과 확인된 셈』이라고 해석했다. 장영달(張永達) 수석부총무는 『권력구조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의 당론이 아직 확실하게 일치돼 있지 않은 부분에도 눈길이 가더라』고 말했다.
▷자민련◁
자민련당사는 아침부터 본보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총재단회의에서는 조사결과에 대해 분석과 전망을 내놓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였으며 『이탈자(대통령제 지지자)가 누구냐』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자민련은 일단 당론과 일치되는 답변이 90% 가까이 나왔고 한나라당에서도 절반의 응답자가 내각제를 지지한데 대해 『한나라당의 반대로 내각제 개헌이 어렵다는 명분이 약화됐다』고 좋아했다. 이완구(李完九) 대변인은 『자민련 내부결속이 단단했고 한나라당에서도 내각제 지지세력이 많아 만족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각제 언급을 자제하며 당분간 「호흡조절」에 들어간 김용환(金龍煥) 수석부총재도 공식언급은 회피했지만 한 측근은 『김수석부총재를 포함한 간부들이 한나라당에서 내각제 지지가 늘어난데 대해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국민회의측의 많은 의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데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한 당직자는 『내각제 당론에도 불구하고 국민회의측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응답을 내놓을 수가 있느냐』면서 『이번 조사로 국민회의의 본심이 드러났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박태준(朴泰俊) 총재는 『내각제 지지가 그렇게 많았느냐』라고 반문한 뒤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한나라당◁
『권력구조에 대한 의원들의 선호도와 앞으로 정국향방을 가늠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신경식·辛卿植 총장)는 반응속에 내각제를 둘러싼 여여간의 현격한 시각차에 특별한 의미를 두었다.
설문조사의 핵심은 국민회의가 자민련과의 내각제 개헌 약속을 지킬 의지가 전혀 없다는 속내를 확인시켜주었다는 것이다. 『내각제 개헌성사 여부를 떠나 작년 대선승리는 자민련과 국민에 대한 속임수의 승리』라는 비아냥도 곁들여졌다. 안택수(安澤秀) 대변인은 『국민회의 의원중 내각제 합의가 지켜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107명중 고작 7명으로 나타난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양당이 내년 한해동안 불편하고 긴장된 관계를 형성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신총장은 『조사에서 우리당 의원의 내각제 지지도가 38.5%로 나왔지만, 당론인 대통령제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신효섭·김성호·염영남 기자>신효섭·김성호·염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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