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모친상 의원도 급거상경/千 국방 표결전 자민련방문 ‘읍소’이기고도 씁쓰레한 여당, 지고도 웃은 야당. 21일 오후 국회본회의의 천용택(千容宅)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결과에 대한 여야 반응은 이렇게 갈렸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 표결은 시작 20여분만에 부결로 결론이 났다. 여당에서 최소 4표이상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되자 한나라당은 당의 결속과 여권내 갈등양상에 만족감을 표시한 반면 국민회의측은 자민련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표결 참여 의원은 모두 272명. 국민회의에서는 울산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한 정균환(鄭均桓) 사무총장, 이규정(李圭正) 유재건(柳在乾) 황학수(黃鶴洙) 의원과 이해찬(李海瓚) 교육부장관 등 7명을 제외한 98명이 출석했고 자민련은 53명중 41명이 참석, 출석률이 가장 낮았다. 자민련 이인구(李麟求) 의원은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긴 했으나 표결이 선언되자 곧바로 퇴장해 당론에 대한 불만을 간접 표시했다.
한나라당은 와병중인 최형우(崔炯佑) 정재문(鄭在文) 제정구(諸廷坵) 의원과 구속수감된 이신행(李信行) 의원, 「소신」불참을 통보한 이수인(李壽仁) 의원 등 6명을 뺀 131명이 참석했는데, 지난 주말 대구에서 모친상을 당한 백승홍(白承弘) 의원도 급거 상경, 표결에 참여했다.
개표결과 발표후 한나라당 의석에서는 『잘 했어』 『우리가 이겼다』는 소리가 터져나왔으나, 여당의원들은 말없이 자리를 떴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비록 부결됐지만 정치적으로는 야당이 승리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 총재대행은 『찬성표가 과반에 한참 모자란 만큼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표결에 앞서 의총을 열어 반란표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자민련은 최근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방장관 문책을 요구한 이원범(李元範) 의원 등 「위험 인물」에겐 불참을 종용하기도 했다. 의총에서 김용환(金龍煥) 부총재는 『사소한 문제 때문에 여당끼리 불편한 사이가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한나라당 총무단은 구속중인 이신행의원의 본회의 참석가능 여부를 법무부에 의뢰하는 등 1명의 의원이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천장관은 아침부터 국민회의와 자민련을 오가며 활발한 「구명 운동」을 폈다. 국민회의 조찬 의총에 참석한 천장관은 『군 개혁이 한창 진행중』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재신임을 요청했고, 자민련 박태준(朴泰俊) 총재를 방문한 자리에선 『기회를 준다면 신뢰받는 군을 만들겠다』는 「읍소」로 도움을 구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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