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불안 가중 주가·달러 약세 가능성/위기 돌파위해 對外개방 압력도 거셀듯/일부선 “충격 이미 흡수… 호황유지” 반론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 결정이 미국과 세계 경제에도 불똥을 튀게 할 것인가? 불투명한 미국의 탄핵정국으로 시장의 동요와 달러화의 하락, 미국의 대외무역 공세 현상 등이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버팀목」을 자임하는 미 경제가 흔들릴 경우 모처럼 아물어가는 세계 금융위기의 재확산이 우려된다.
◆주식 시장의 동요
월가의 투자가 대부분은 시장의 동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은 상원의 절차와는 상관 없이 클린턴의 사임 결단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뱅커스 트러스트 은행의 경제분석가 존 윌리엄스는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면서 『130년동안 경험해 보지 않은 길(탄핵)을 기병대처럼 돌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주가가 당분간 하락세에 들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된 견해이다.
여기에 22일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져 장세는 더 불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 약세
달러화도 약세에 놓일 전망이다. 이라크 위기 고조시 가치저장수단으로 일시 회복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미 정치 불안과 함께 내년 1월 유러(EURO) 출범으로 인해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례를 볼 때 정치가 불안정한 나라의 화폐가치는 떨어졌다. 74년 리처드 닉슨의 탄핵 정국 때도 달러 약세가 계속된 바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 경제의 불안정과 무기력에 대한 금융시장의 우려가 달러에 위협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무역 공세
클린턴이 탄핵정국에서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를 대외무역공세에서 찾으려 할 지도 모른다. 사임 압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흔들림 없이 열심히 일한다는 모습을 미국민에게 보여줘 지지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대미무역흑자를 가장 많이 내고 있는 일본과 중국, 아시아 등이 타깃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개방 압력도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엇갈리는 분석
「클린턴 악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반응은 8년째 호황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 경제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되고 있다. 세계금융위기의 높은 파고에도 불구, 올해도 3.5%의 고성장을 이룩한 경제에 대한 믿음이 정치적 불안감을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체로 내년은 올해같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성장속도가 2% 초반대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클린턴의 레임덕이 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탄핵정국으로 드러난 여야의 대립이 깊어질 경우 예산 및 경제정책 전반에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뉴욕=윤석민 특파원>뉴욕=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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