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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다져지는 가족사랑”/제1회 문화가족賞 전성환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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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다져지는 가족사랑”/제1회 문화가족賞 전성환씨 가족

입력
1998.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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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대표·합창지휘 부모와 국악전공 두딸,아들이 연극무대·동요제 등 척척호흡이 잘 맞는 무대와 가족은 닮은 점이 있다. 개인기가 뛰어나야 하지만 전체의 조화를 위해 개인을 낮추는 양보도 필요한 것. 여성신문이 올해 처음 제정한 가족문화상에서 「문화가족상」을 수상한 전성환(58·부산 진구 구암3동)씨 가족은 구성원 모두 재주가 뛰어난 예술인가족이다.

극단 「전위무대」 대표이며 부산시립극단 운영위원으로 있는 전씨와 어린이합창단 지휘자인 어머니 조유진(47)씨, 대금과 해금을 전공한 두 딸 지현(26) 지은(23)씨, 경영학과 대학생인 막내아들(21)은 평소 얼굴보기가 힘들 정도로 바쁘지만 일년에 두차례씩 반드시 부산집에 모인다. 어머니가 총지휘하는 「고운 노래 새노래 동요제」와 「우리가락동요제」를 함께 만들기 위해서이다. 아버지는 조명 무대감독을 맡고 두 딸은 반주를 한다. 아들은 사회와 무대심부름을 도맡는다. 27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리는 「고운 노래 새노래 동요제」는 84년 조씨가 「고운노래 배워부르기모임」을 결성하며 시작했으니 올해로 벌써 15년째다. 초등학생으로 엄마가 지휘하는 합창단에서 노래하던 세 자녀가 이제는 장성해 엄마 뒷바라지를 하니 동요제의 역사는 전씨네 가족사라 할 만하다.

부산MBC PD로 어린이동요프로를 맡았다가 동요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을 키우게 된 조씨에게 같은 방송사 PD였던 남편은 「평생 해보라」며 격려했다. 후원사를 잡지 못해 쩔쩔매는 아내에게 월급을 고스란히 털리며 불평을 하기도 했지만 전씨는 『동요제는 바로 우리 가족의 사랑을 키워가는 의식이었다』고 말한다. 「고운노래…」말고도 조씨가 88년 국악동요를 중시하는 「우리가락동요제」를 만든 것은 우리 정서에 맞는 노래를 어린이에게 가르치겠다는 뜻. 그래서 두 딸에게 창과 국악을 가르쳤다.

전씨 가족을 이어주는 것은 동요제만은 아니다. 방송사PD의 월급으로 가난한 극단을 운영해온 전씨의 무대는 가족의 지지가 있어 외롭지 않았다. 『연극이나 동요나 화려하고 주목받는 일은 아니다. 혼자서 외롭게 하는 일을 열심히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족의 역할』이라는 조씨는 연습때면 20∼30인분의 식사준비를 도맡아 한다. 그렇게 연습실에서 살다보면 대사와 무대흐름을 꿰뚫게 마련. 어쩌다 배우가 펑크라도 내면 대역까지 선다. 89년 남편이 「대한민국연극예술대상」연기상을 수상하는 계기가 됐던 「토끼와 포수」에서 조씨가 남편의 상대역을 맡아 연기궁합을 보였다. 11월 이윤택씨가 연출하고 전씨가 주연한 「리어왕」에서는 두 딸이 배경음악을 넣었다.

『가족일수록 잘못은 더욱 엄하게 꾸짖는다. 가족은 지지자지만 한편 가장 엄격한 비판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예술가로 키워주고 싶은 아버지의 설명이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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