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훈 장관 이어 대우전자 사장도 경질/산업자원부 실무국장·공보관 교체 ‘홍역’대규모 사업교환(빅딜)을 둘러싼 파문이 배순훈(裵洵勳) 정보통신부 장관의 사퇴에 이어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 고위 공무원과 해당기업 최고경영진들의 잇따른 문책인사로 확산되고 있다.
배장관이 삼성대우의 빅딜에 대한 부정적 발언으로 물러난 지 불과 하룻만에 전주범(全周範) 대우전자 사장이 같은 이유로 20일 물러났다. 또 산업자원부는 빅딜 실무작업을 조율했던 임래규(林來圭) 자본재산업국장을 급작스럽게 무역조사실장으로 옮기는 내정인사를 단행했다.
■교체된 대우전자 사장
대우그룹은 이날 『전사장이 빅딜문제와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 후임으로 양재열(梁在烈) 대우멕시코법인 사장이 내정됐다』고 밝혔다. 전사장은 지난해말 정기인사에서 40대 사장으로 발탁승진, 화제를 모았으나 삼성과의 빅딜이 발표된 직후 빅딜반대 광고를 일간지에 게재토록 하는등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보여 정부 고위층의 분노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사장은 『대우전자는 지분(持分)이나 재무적인 측면에서 대우그룹내에서 가장 독립적인 회사이므로 우리끼리 똘똘 뭉치면 자체적으로 독립법인을 추구할 수 있다』며 빅딜에 공개적인 불만을 표시해왔다. 재계에서는 김우중(金宇中) 대우회장이 파문 확대를 막기 위해 서둘러 전사장을 경질조치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인사홍역을 치른 산자부
산업자원부는 19일 자동차, 철강, 항공분야 등 대기업의 굵직굵직한 빅딜작업을 실무에서 지휘했던 임래규 자본재산업국장을 8개월만에 전격적으로 교체키로 했다. 결국 빅딜파문이 확대되면서 「매끄럽지」 못한 업무처리의 일차적 책임을 실무국장이 지고 물러난 것이다. 산자부는 또 언론창구인 이병호(李秉鎬) 공보관을 국방대학원으로 파견하고, 국방대학원에서 교육받던 이원걸(李源杰)씨를 신임 공보관으로 임명키로 했다.
■주목되는 선례
재계에서는 인사파문을 일과성 해프닝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산자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인 대우그룹이 책임자들에 대해 강도높은 문책인사를 단행한 것은 빅딜작업 반대세력에 대해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우선 책임경영주체 선정문제로 표류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 통합협상 당사자들이 이번 인사파문을 가장 먼저 의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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