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통과되자 전격 종결/목표 89곳중 18곳만 파괴/여론악화·후세인 입지강화/5억弗 투입작전 성과 의문이라크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나흘간의 공습은 과연 적절했는가?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9일 공격 중단 성명에서 『임무를 완수했다』며 공격의 성과를 강조했다.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과 휴 셸턴 합참의장은 군사적 목표달성 내용을 장황하게 소개하며 「사막의 여우 작전」이 성공이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는 이날 국방부 평가를 인용, 이라크 내 공격목표 89개중 완전 파괴되거나 심각한 타격을 입은 곳은 18개에 불과하고 20개 목표물은 전혀 파괴되지 않거나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18개 목표물은 중간 정도의 피해. 실제로 얼마나 이라크에 군사적 타격을 입혔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수개월이 걸린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라크의 생화학무기나 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제조능력을 근본적으로 파괴했는 지 불분명한 가운데 유엔특별위원회(UNSCOM)의 무기사찰은 사실상 물건너 가버린 결과를 낳은 셈이다. 후세인 정권 붕괴는 더더욱 먼 얘기다.
게다가 중국 러시아 등이 공격에 반대하며 미국을 비난해 유엔 안보리가 갈라졌고, 아랍권 등 국제적 반응도 냉담해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미국과 영국은 공격의 정당성과 결연한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 시작을 무릅쓰고 강력한 4차 공격을 감행한뒤 서둘러 공격 중단을 선언하는 수순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하원 본회의의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에 마지막 공격을 단행했다가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자 공격을 중단했다. 미 공화당 관계자들은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폭격이 아니라 의회에 대한 정치적 폭격이 클린턴의 진짜 의도』라고 비꼬고 있다.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에서 비롯된 탄핵정국을 돌파하려는 「부적절한 공격」이었다는 것이다.<신윤석 기자>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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