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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 바르면 2점,수업중 만화책 3점…/“체벌대신 벌점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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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 바르면 2점,수업중 만화책 3점…/“체벌대신 벌점주마”

입력
1998.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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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계 15점 교내봉사·60점 특별징계/고교 학생지도 새바람… 일부선 ‘씁쓸’「수업중 만화책을 보면 3점, 학교에 무스를 바르고 오면 2점…」 체벌을 받은 학생의 신고로 교사가 경찰에 연행된 이후 「112 체벌신고」가 잇따르면서 일선 고교마다 체벌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지각, 복장위반 등 각종 위반사항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에 벌점을 부과하는 「벌점제」는 내년부터 각 고교에서 새로운 학생지도방식으로 본격 활용될 전망이다.

서울 성동고는 이미 이달초부터 「옐로카드제」를 시행중이다. 용모·복장, 교내외생활, 출결석상태, 수업태도 등 5개 항목의 위반사항을 벌점으로 환산, 학생부에 기록한다. 예를 들어 무스를 바르면 2∼5점, 수업중 만화책을 보면 1∼3점, 도박을 하거나 교사에 폭언을 가하면 8∼15점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벌점이 15점 미만이면 별다른 징계없이 「옐로카드」만 받지만 벌점누계가 15점이면 교내봉사, 30점이면 사회봉사, 60점이면 특별교육 등의 징계를 받아야 한다. 성동고 관계자는 『벌점을 받은 학생들이 생활태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이는 등 실효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 경기고도 최근 「벌점제」를 도입했다. 같은 건으로 2회, 또는 다른 건으로 3회 이상 위반하면 교내봉사 명령을 받고 이후 벌점 누계에 따라 사회봉사활동­특별교육 등의 징계를 받는다. 벌점이 많을 경우 학교장의 결재를 받아 학생부 행동특성란에 「준법성 부족」등으로 기록이 남는다.

이밖에 서울 대성고, 세화고, 경기여고, 숙명여고 등 대부분 고교가 내년초부터 벌점제를 도입하기 위해 이미 시행중인 학교의 안을 검토하고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벌점제 도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많다. 학생들의 위반사항을 점수로 평가하고 성적에까지 반영하는 방안은 사제관계를 더욱 메마르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 교사는 『솔직히 체벌도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벌점제는 자칫 스승과 제자 관계에서 인간적인 측면을 아예 배제하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벌점제를 시행중인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 학생도 『학생부의 벌점기록이 마치 전과기록처럼 따라다닐 수 있고 내신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교사는 『체벌 때문에 교사가 경찰에 연행되는 마당에 객관적 제재방안이 없으면 어떤 교사가 자신있게 교단에 설 수 있겠느냐』며 도입에 찬성했다.

한편 서울 미림여고는 내년초부터 체벌을 공식화한 생활지도방식을 시행할 방침이어서 또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좋은 학생들에게는 「모범학생장」을 수여, 격려하되 문제학생에게는 「사랑의 매」를 주는 방식이다. 학교장이 직접 정한 「사랑의 매」의 기준은 길이 60㎝ 이내의 회초리로 머리는 절대 때리면 안되며 한번에 5대를 넘겨서도 안된다.<박천호·손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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